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마스크를 벗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마스크를 벗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살해된 이른바 '세모녀 살인사건'으로 혼자 사는 여성들의 '택배 포비아'(phobia·공포증)가 커지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김태현(25·남)은 본인이 스토킹했던 큰딸 A씨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사진 속 택배 송장으로 거주지를 파악했다. 이후 택배 기사를 사칭해 집에 들어간 뒤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태현은 택배를 놓고 가라는 말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자 재빨리 집안으로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SNS에는 택배 송장이나 영수증 같은 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서를 없애려고 소형 문서 파쇄기를 샀다는 인증 글은 물론 택배 송장에 적힌 내용을 지우는 방법을 공유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세 모녀 살인 사건이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무릎을 꿇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무릎을 꿇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배 수령인 이름을 남성으로 쓰거나 무인 택배함을 이용하라는 등 스토킹 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2년 전 유행하듯 번진 '곽두팔', '육만춘', '권필쌍', '김교살'과 같은 택배 예명 리스트도 다시 등장했다. 이는 택배를 시킬 때 본명 대신 강해 보이는 남자 이름을 사용해 범죄 표적이 되지 않으려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또 SNS 등 온라인상에 자기도 모르게 공개된 개인정보를 지우는 방법을 공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