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자연히 생긴 것이라 소유권 인정 안돼"
법원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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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처마 밑에 생긴 말벌집을 가져갔다가 절도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남성들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김청미 부장판사)는 10일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A(59)씨와 B(60)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2019년 9월 홍천군에서 C씨가 집을 비운 사이 처마 밑에 있던 20만원 상당의 말벌집 1개를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내렸다.

그러나 A씨 등은 "말벌집은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물건으로서 절도죄의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C씨 소유로 보아 유죄로 인정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말벌집이 약용으로 거래되는 등 재산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C씨가 말벌집의 소유권을 가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말벌집이 처마 밑에 자연히 생겨난 점과 C씨가 사건 발생 8개월 전부터 장수말벌들이 집을 짓고 군집 생활을 하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방치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말벌집에 말벌들이 살고 있지 않아 비워진 상태였던 점과 피고인들이 수사 과정에서부터 '말벌집이 소유 대상이 되는 줄 몰랐다'고 말한 점을 고려하면 훔칠 고의가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은 특수절도죄의 객체에 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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