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 된 VVIP 회원제 모임
정재계 인사·연예인 등 1350명
가입비 7500만원 내더라도
기존 회원 보증 있어야 합류 가능

전·현직 이사진 '진흙탕 싸움'
"새 이사회가 흥신소까지 동원"
일부 회원들, 고소·고발 준비
경영진 "무혐의로 끝난 사안"파벌 갈등 휩싸인 사교클럽
VVIP 사교클럽인 서울클럽에서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경영진이 흥신소를 동원해 다른 회원들의 동향을 수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 전경.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VVIP 사교클럽인 서울클럽에서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경영진이 흥신소를 동원해 다른 회원들의 동향을 수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 전경.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가입비 7500만원, 월 회비 40만원에 회원 등록 대기기간이 2~3년에 달하는 한 회원제 사교클럽이 일부 회원과 경영진 간 내홍에 휩싸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회원들은 “경영진이 CCTV(폐쇄회로TV)로 회원들 동태를 파악하고, 흥신소 직원을 고용해 동향을 수집했다”며 일부 경영진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스파’에 인접한 VVIP 전용 사교클럽 ‘서울클럽’ 얘기다.
‘진흙탕 싸움’ 휘말린 117년 사교클럽
"회원 불법 감시"…상류층 모임 '서울클럽'에 무슨 일이

서울클럽은 조선 고종 황제가 내국인과 외국인의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1904년 세운 곳이다. 지금은 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 구좌 수는 약 1350여 명이다. 가족 회원까지 포함하면 5000명이 넘는다. 이곳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입비를 낼 능력이 있어도 회원으로 합류하기 쉽지 않다. 기존 회원이 신원을 보증해야 하는 데다 가입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오너 일가를 비롯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정·재계 인사와 스포츠 스타들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거나 전(前)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올 들어 이 클럽의 이사회 구성이 바뀌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6~7명의 회원이 “클럽 경영진 측이 우리를 견제하기 위해 흥신소를 동원해 동향을 수집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했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피해를 주장하는 측에는 창립 100년이 넘은 명문기업의 오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고발을 준비 중인 회원들과 경영진은 수년간 치열한 파벌 싸움을 벌여왔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회원들은 “총지배인 등 경영진이 회원들 신변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행적을 수집하고, 이를 당시 이사회의 입지를 다지는 데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이외의 회원들끼리의 결속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는 설명이다. 서울클럽 측은 이 같은 사건이 클럽 내에서 공론화되자 지난 8일 좌담회를 열고 상황 수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서울클럽 총지배인 최모씨다. 최씨는 서울클럽 근무 경력이 30년을 넘어 사실상 클럽의 ‘실세’로 꼽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교클럽인 서울클럽은 최종 회원 선출권이 있는 회장이 따로 있지만, 금전 관리 등을 총괄하는 총지배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설명이다.
클럽 리노베이션 공사비도 논란
서울클럽을 둘러싼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최씨가 2011년 총지배인에 오른 뒤 당시 중구청장과 중부경찰서장에게 7500만원 상당의 회원권을 무료로 제공해 “뇌물을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회원과는 다르게 가입 절차도 면제해줘 구설에 올랐다. “최씨가 ‘명예회원’이란 명목을 붙여 이사회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후 최씨는 중부경찰서 정보관을 통해 클럽 관련 수사 상황 등을 파악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까지 회장을 맡은 김모 변호사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회원들 사이에선 “김 전 회장이 2019년 10월부터 작년까지 클럽 건물을 리노베이션하며 약 130억원을 지출했지만, 구체적인 사용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항의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회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비용 지출은 의결을 거쳐 진행했고, 회계 감사를 받아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며 “클럽 내 특정 세력을 등에 업은 일부 회원들의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회원 개개인의 동향을 수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과거에 논란이 됐고, 이미 검찰에서 무혐의로 결론 난 사항”이라며 “이미 지나간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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