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동염(축농증), 뇌에도 영향"

만성 부비동염(축농증)이 뇌에도 영향을 미쳐 집중력 저하 같은 인지기능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비동염은 코와 눈을 둘러싸고 있는 뼈들 사이의 빈 공간 내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미국 워싱턴대학 의대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전문의 아리아 자파리 박사 연구팀은 만성 부비동염이 주의력, 집중력, 수면을 관장하는 뇌 부위들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인간 신경망 접속 지도를 만드는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Human Connectome Project)에 참가한 건강한 성인 1천206명(22~35세)의 방사선 영상 스캔과 인지행동 검사 자료를 이용,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방사선 영상 자료로 중등도(moderate) 내지는 중증 부비동염 환자 22명을 가려냈다.

이어 이들과 성별과 연령이 일치하면서 부비동염이 없는 대조군 22명을 골라내 이 두 그룹의 뇌 혈류와 뇌 신경 활동을 보여주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 스캔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만성 부비동염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주의력 유지, 문제 해결 등의 집행 기능 중추인 전두·두정엽(frontoparietal lobe) 신경의 기능적 연결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부 자극, 소통, 사회행동을 감지하고 통합하는 현출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의 기능적 연결망도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출성 네트워크란 외부 환경으로부터 들어온 자극, 통증에 대한 정보를 감지해 신체적 반응을 나타낼 만큼 중요한 것인지를 선별하는 신경망이다.

이러한 뇌신경 활동 차이는 부비동염의 중증도(severity)에 비례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만성 부비동염 환자는 임상적으로는 인지기능 손상의 징후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주의력 저하, 집중 곤란, 수면장애는 이를 담당하는 뇌 부위 신경망 상호 작용의 미묘한 변화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만약 만성 부비동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이러한 미묘한 변화는 임상적으로 의미를 지니는 증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따라서 만성 부비동염을 약물 또는 수술로 치료한 뒤 다시 뇌 fMRI를 통해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JAMA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