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1996년생).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1996년생).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오는 9일 검찰에 송치된다. 이에 내일 검찰 송치 과정에서 김태현의 현재 얼굴이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8일 "4차례에 걸쳐 김씨를 조사한 기록을 정리하고, 추가로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을 송치 전까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9일 김태현을 검찰에 송치하며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김태현은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 질문을 받는다. 이때 김태현의 얼굴이 공개될 예정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인 만큼 마스크 착용 여부의 결정권은 김태현에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태현에게 기존 살인 혐의 외에 절도와 주거침입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범행 당일 슈퍼에서 흉기를 훔친 뒤 피해자들 주거지에 침입한 혐의다.

경찰은 김태현의 스토킹 행위에 현행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 등의 혐의를 적용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은 올해 10월부터 시행되기에 김태현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경찰은 김태현이 범행 전후 상황을 은폐하기 위해 큰딸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정보를 훼손한 정황을 포착하고 정보통신망법상 타인의 정보 훼손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날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행 전후 상황과 김태현의 범죄심리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김태현은 변호인의 조력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PC방을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노원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PC방을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태현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도 변호인 도움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현은 경찰이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변호인 참여하에 조사를 받겠냐고 물었으나, 변호인 없이 조사받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현은 변호인이 입회하지 않은 채 4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변호인은 6일 처음으로 경찰서에서 김태현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30분께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큰딸 A씨(25) 집에 침입한 뒤 혼자 있던 작은 딸과 5시간 뒤 집에 들어온 어머니를 연이어 살해했다. 그는 약 한 시간 뒤에 귀가한 A씨도 살해했다.

이후 김태현은 경찰에 검거될 때까지 사흘간 범행 현장에 머무르며 시신을 옆에 두고 밥과 술을 먹는 등 엽기적 행각을 벌였다. 또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목과 팔목, 배 등에 흉기로 여러 차례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