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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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호 공약으로 내건 '1인가구 보호특별대책본부 설치'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의회의 조례 개정 절차가 필요 없는 서울시장 직속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단시일내에 서울시의 130만 1인가구에 대한 전방위 지원책을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8일 정치권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 선거캠프와 서울시는 실·국·본부별로 흩어져있는 1인가구 관련 정책들을 모으는 '매트릭스 조직'을 시장 직속 TF 형태로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서울시의 조직을 개편하고 조직의 기능을 변경하기 위해선 조례를 개정해야한다. 조례 개정은 서울시의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의 정책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다수인 서울시의회가 통과 시켜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상황이다.

오 시장 캠프측 관계자는 "TF 형태로 매트릭스 조직을 만들면 조례 개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빠르게 공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이 추진하려는 1인가구 정책은 2030세대와 고령층 1인가구들이 겪는 5대 불안(안전, 질병, 빈곤, 외로움, 주거)를 해소하기 위한 전방위 지원책이 담겨있다. 20~30대 청년에겐 대학근처에 '쉐어 하우스'를 공급하고, 20~40대 여성을 위해서는 구역별 경비원과 위험신고시 전담 경찰제를 지원한다. 60대 이상 노인에겐 스마트 손목시계를 지급해 만성질환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향후 지역거점병원과 보건소 등을 활용한 주치의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오 시장이 1인가구 정책에 방점을 두고 있는 배경엔 1인가구가 서울시 가구 전체의 33.9%(2019년 기준)에 달하는 등 점차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30대 젊은 계층이 1인가구에 포진돼 있어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오 시장의 1호 결제가 1인가구 정책이 될 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1호 결제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순차적으로 보고를 받고 현안을 파악한 뒤 필요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아침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10년 만에 시청으로 출근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은 뒤 곧장 세종대로 건너편 서울시의회로 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인호 의장, 김기덕 부의장, 김정태 운영위원장을 잇따라 만나면서 매번 "잘 부탁드린다", "잘 모시겠다"며 앉은 자리에서 허리를 완전히 접어 인사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오 시장은 오후에는 서울 1호 예방접종센터인 성동구청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하수정/정지은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