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투표서 반대 53.99%…특별격려금 추가안 통과 못 해
현대중공업 임단협 잠정합의안 2번 연속 부결…'사상 처음'(종합)
현대중공업 노사가 2019년과 2020년 2년 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타결에 또 실패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일 전체 조합원 7천223명을 대상으로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6천760명(투표율 93.59%) 중 3천650명(53.99%) 반대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1차 잠정합의안이 지난 2월 5일 부결된 이후 50여 일 만에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또 조합원 총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노사협상 역사에서 2차까지 잠정합의안 가결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차 잠정합의안은 2019년 임금 4만6천원 인상, 2020년 기본급 동결, 성과금과 격려금 지급, 법인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노사의 각종 소송 취하 등으로 요약된다.

2차 잠정합의안은 1차 잠정합의안에 특별격려금 200만원을 추가한 것이 핵심이다.

노사는 2019년 5월 2일 상견례 이후 같은 달 31일 법인분할 주주총회를 놓고 갈등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벌어진 노조의 주총장 점거와 파업, 이에 따른 사측의 징계 등으로 해를 두 번이나 넘겨 임단협을 끌어왔다.

노사는 이번 잠정합의안에서 상호 간 소송을 취하하고, 노조가 벌인 반대 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행위에 대해 사측이 더는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으나 조합원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격려금 금액과 임금 인상분이 조합원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 부결 이유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임단협 잠정합의안 2번 연속 부결…'사상 처음'(종합)
노조는 "기본급 인상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며 "잠정합의안 재차 부결이라는 결과를 놓고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가 어렵게 마련한 새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선택을 받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날 투표에 앞서 담화문을 내고 "올해 들어 신규 수주가 증가하고 선가도 회복 기미가 있어 하반기 경영 상황도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제시안이 비록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지만 향후 보상이 충분히 이뤄질 것이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