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인종차별 토론회'서 최홍조 시민건강연구소 센터장 발표

일부 지자체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은 유엔의 방역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외국인 근로자 코로나19 강제검사, 유엔 방역 원칙 위배"

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와 인종차별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최홍조 시민건강연구소 센터장은 "전국 각지에서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 행정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인종차별과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이는 유엔이 채택한 '공중보건 비상 상황에서도 방역과 인권의 조화를 찾아야 한다'는 시라쿠사 원칙에 어긋난 것"이라고 밝혔다.

시라쿠사 원칙은 1984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가 내세운 방역 가이드라인으로 ▲ 목표 달성을 위해 인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 방역을 차별적으로 적용하지 않으며 ▲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최 센터장은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방안은 최후의 수단으로 써야 한다"며 "인권을 제한하지 않고도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을 우선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명령에 앞서 외국인이 자발적으로 검사에 참여하도록 제안했어야 했다"며 "또 국적에 따라 구분을 짓는 것이 아닌, 취약한 환경에 놓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받도록 권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무엇보다 정부나 지자체는 이주민의 취약한 노동 환경이나 주거권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모든 이주민이 공평하게 백신 접종을 받을 방안을 지금부터라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이 주최한 토론회는 외국인의 코로나19 강제 검사와 관련해 인종 차별 논란을 짚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어 '이주노동자 입장에서 본 코로나19 방역 차별'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환기가 힘들고 좁은 공간에 서너 명이 사는 외국인 근로자 숙소나 열악한 노동 현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원칙을 지키기는 어렵다"며 "이런 환경을 개선하지 않은 채 강제 검사 명령을 먼저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행정명령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으나 여전히 일부 지자체는 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가 영세 사업장에 방역을 지원하고, 사업주는 열악한 기숙사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근로자 코로나19 강제검사, 유엔 방역 원칙 위배"

이어진 토론에는 이진혜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와 원옥금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 법무부 관계자 등이 참여해 '코로나19 속 이주민 차별과 인권침해' 등을 논의했다.

토론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 참석 인원을 최소화했고,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