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기 혐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폭로한 지 한 달이 됐지만 경찰의 부동산 비리 의혹 수사는 여전히 ‘거북이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일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전 경기도청 투자진흥과 기업투자유치담당 팀장 A씨에 대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가 사들인 땅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도 신청했다.

A씨는 도 투자진흥과 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8년 10월 부인이 대표로 있는 회사를 통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인근 토지를 매입했다. 이 땅은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도면이 공개된 이후 시세가 네 배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몰수보전과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포천시 공무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경찰은 투기 의혹이 나온 지 1주일 만인 지난달 9일에야 경남 진주에 있는 LH 본사를 압수수색해 늑장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맹탕 수사’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경기남부청 특별수사대는 하남시청과 하남등기소, 해당 공무원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하남시 전 국장급 공무원 B씨 부부의 투기 혐의와 관련한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B씨는 2017년 2월 부인과 공동 명의로 하남시 천현동 토지 약 1900㎡를 매입했는데, 해당 필지가 2018년 말 하남교산지구에 편입돼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그는 퇴직 전 도시계획을 총괄 관리하는 도시건설국장으로 재직해 내부 미공개 정보를 토지 매입에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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