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접종 상당부분 진행 시 증명서 소지자 방역 완화 등 검토 가능"

이르면 이달 중에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전자 증명서'가 나올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현재로서는 이 증명서를 소지했을 때 행동 제약이 완화되거나 여행·시설이용 등을 할 때 편의를 누리는 '프리패스'처럼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접종 상황이 진척되면 이 또한 검토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기남 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 여권' 도입과 관련한 질의에 "현재 예방접종증명서를 디지털화한 '디지털 증명서'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접종 사실을 증명할 시스템 개발을 이미 완료했다"며 "이달 안에 인증 애플리케이션(앱)을 공식 개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맞춰 접종자에게 발급되는 예방접종 증명서를 위·변조하는 일이 없도록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증명서 도입을 준비해왔다.

정우진 질병청 시스템관리팀장은 "블록체인을 포함한 인프라적, 서버와 관련된 설치는 어제 마무리됐다"면서 "앱 기능이나 개인정보 보안,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정보를 최소화해 처리할 수 있도록 기능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개발 과정에서 국내 벤처 기업인 '블록체인랩스'의 기술 자문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증명서 앱이 완성되더라도 당분간은 접종 사실을 '증명'하는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김기남 반장은 "오늘 설명해 드린 앱은 예방접종증명서를 디지털화한 디지털 증명서로, 예방접종을 받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증명서"라면서 "백신 여권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조금 명확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 앱(또는 증명서를) 제시할 경우 격리나 검사 등 기존에 취해지고 있는 방역 조치를 어느 정도 완화하거나 특정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현재까지는 시행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접종증명서' 개발 막바지…"백신여권은 국제 논의 필요"

다만, 그는 "일정한 정도로 접종이 상당 부분 진행되었을 때 검토가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세계 각국이 논의 중인 '백신 여권'이 의미를 가지려면 국제적 논의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반장은 "백신 여권이라고 할 때는 증명서가 국제적으로 통용이 돼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국제사회에서 활용, 표준 등에 대한 논의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부터 시행되는 디지털 예방접종증명서인 앱의 경우 백신 여권처럼 다른 나라와의 공동 기준이라든지 협약, 표준화가 전제가 된다면 외국에서도 통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이나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백신 여권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지만 변수도 만만찮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전 세계적으로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고, 공평한 기반에서 접종할 수 있지도 않다는 점이 분명하다"며 백신 여권 도입 움직임에 제동을 건 상태다.

김 반장은 "WHO의 지적은 국가 간에 접종률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접종률이 높은 나라와 낮은 나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 제한을 푼다든지 이런 혜택을 주는 것은 공평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은 어떤 예방접종에 대한 증명서"라면서 "증명서를 가진 사람에 대해 방역 조치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지 방법이나 시기 등을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진단은 출입 기자단에 배포한 문자 공지에서 입증 앱이나 시스템 공개 여부와 관련해 "(백신 여권) 시스템과 관련한 공개는 이달 중 공식 개통하면 안내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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