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기록 제출은 위법" 위헌소송 제기한 치과의사들

치과의사들이 정부에서 시행하는 비급여 진료비 공개 제도에 위헌 요소가 없는지 확인해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직업수행의 자유,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치과의사회는 지난 30일 서울지부 임원 등 회원 31명이 '의료법' 제45조의 2를 비롯해 관련 시행규칙과 고시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접수했다고 1일 밝혔다.

의료법 및 시행규칙 개정안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됐다. 이 개정안에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도 포함됐는데 치과의사들은 이 기준이 치과의원 개설자의 직업수행 자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의료소비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했다.

개정안은 동네치과를 포함해 모든 의료기관의 비급여 가격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내역을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치과의사들은 이 제도가 소규모 영세한 의원급 의료기관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아 과도한 최저가 경쟁을 유도할 위험이 높다고 했다. 이 때문에 기업형 불법 사무장치과가 양산되고 의료영리화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그동안 의료인들이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로 여겼던 비급여 진료내역 등을 정부에 보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치과의사들은 의료인이 환자의 사생활과 정신적·신체적 비밀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해 양심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헌법소원을 담당한 오승철 법무법인 토지 변호사는 "의료인에게 비급여 진료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 일체를 사전적, 포괄적으로 보고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일반에 공개해 환자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의료인 양심의 자유 및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겸 서울지부 회장은 "서울지부 임원 대다수를 포함한 일반 회원 31명이 비급여 확대 법안에 심각한 권리침해를 느껴 자발적으로 개인비용을 갹출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했다.

헌법소원 청구인들은 매주 목요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정부의 비급여 진료비 공개 확대 정책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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