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란 교수, 4주 뒤 지역발생 하루 529명 수준 발생 예상
"확진자 늘기 좋은 시점…확산세 이어지면 백신 접종에도 차질"
전문가들 "확진자 더 늘어날 수도…4월까지 불안한 상황 지속"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 달여 만에 500명대로 올라서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가족·지인모임, 직장, 다중이용시설 등 일상적 공간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면서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확진자가 서서히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75세 이상 고령층을 시작으로 일반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는 4월 한 달이 중요한 '고비'라고 지적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감염 재생산지수를 보면 1.06 정도"라면서 "확진자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확산세가 계속돼 환자가 늘어나며, 1 이하로 떨어져야 확산세가 억제된다.

기 교수는 "감염 재생산지수를 바탕으로 한 모델링 분석 결과 2주 뒤인 4월 9일에는 하루 지역발생 확진자가 487명 발생하고, 4주 뒤인 4월 23일에는 529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들어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대에서 좀처럼 줄지 않았는데도 그 숫자에 익숙해졌다"면서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12월에 확진자 수가 1천명대를 기록한 이후 아무리 낮아져도 300명대 아래로 내려가는 게 쉽지 않으리라 봤다"며 "지금 같아서는 언제 다시 확진자 수가 더 많아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특히 "4월까지가 방역에 있어서는 불안한 시기"라면서 "4월까지 잘 막으면 잘 넘어가겠지만, 어느 집단에 감염이 유입됐는데도 이를 모르고 있다면 다시 증폭되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확진자 더 늘어날 수도…4월까지 불안한 상황 지속"
전문가들은 앞으로 당분간 정부의 방역 대응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특성상 봄철까지는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데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사람들의 외출이나 모임 등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위험 요인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 교수는 "지금 감염 양상을 보면 지인 모임이나 체육시설, 유흥시설, 학원,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서 "지금과 같은 대응 방법으로는 확진자가 줄어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대적으로 검사를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집단발병 확진자가 꾸준히 나온 사례를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 교수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는 것도 반발이 큰 상황인데 더 낮추기에는 확진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고 더 많아질 요인이 있다"며 "방역당국으로서는 딜레마"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질 경우 향후 백신 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기 교수는 "앞으로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확진자 발생 추이가 이어지면 역학조사와 방역 대응까지 업무가 가중된다"며 "접종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방역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하면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기 좋은 시점"이라며 "(내달부터 진행될) 고령자 접종을 통해 이들의 감염이나 중증 진행 위험이 낮아질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확진자 더 늘어날 수도…4월까지 불안한 상황 지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