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등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LG화학은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100% 재활용하기 위해 국내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먼저 이너보틀은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화장품 용기를 제조한다. 이후 이너보틀의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사용한 용기를 수거하면 LG화학이 이를 원료로 재활용한다.재활용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너보틀은 투명한 플라스틱병 안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파우치’(사진)를 넣은 화장품 용기를 제작하고 있다. 내부의 실리콘 파우치에만 화장품을 담기 때문에 외부 플라스틱 용기를 별도로 세척하지 않고 손쉽게 재활용할 수 있다. 양사는 공동으로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과 물류 회수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LG화학 관계자는 “매년 전 세계에서 150억 병의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가 버려지고 있는데, 이 중 약 10%인 15억 병만 재활용해도 연간 약 7만5000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에쓰오일은 대기 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울산공장에서 ‘잔사유 수소 첨가 탈황시설’ 증설 공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20일 가동에 들어갔다. 고유황 잔사유를 수소 첨가 촉매 반응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시설이다. 탈황 처리한 잔사유는 후속 공정을 거쳐 나프타, 초저유황 경유 등 경질유 제품과 저유황 선박 연료유로 활용된다.이번 증설로 잔사유 처리량이 하루 3만4000배럴에서 4만 배럴로 18%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저장탱크 내 유해물질의 대기 배출을 방지하는 ‘유증기 소각 설비’도 이달 초 공사를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다. 에쓰오일은 이들 친환경시설 증설에 730억원을 투입했다.롯데케미칼은 ESG 관련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탄소저감과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향후 10년간 총 5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사적인 ESG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안전환경보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 능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0년 내 친환경 소재 매출 6조원 달성이라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에쓰오일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인 동광화학과 양해각서(MOU)를 18일 체결했다.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다.에쓰오일은 2016년부터 울산공장 수소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부생가스를 인접한 동광화학 공장에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공급하고 있다. 동광화학은 탄소포집 기술로 부생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정제해 산업·식품용 액화탄산과 드라이아이스를 생산하고 있다. 동광화학의 액화탄산 연 생산량은 10만t 규모다.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생산설비를 증설해 내년 말부터 생산량을 연 20만t으로 확대할 예정이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에쓰오일이 연료전지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소에너지 사업에 진출한다. 에쓰오일은 약 82억원을 투자해 연료전지업체 FCI의 지분 20%를 취득했다고 7일 발표했다.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합작사인 FCI는 40여 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를 보유한 기술 벤처기업이다. FCI는 2027년까지 최대 1000억원을 투자해 100㎿ 규모의 연료전지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에쓰오일은 FCI와 함께 중동 등 해외 연료전지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사우디 전력·통신회사에 연료전지를 공급하기로 하고, 사우디 파트너사와 함께 중동의 기후조건 등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에쓰오일은 작년 12월 정유·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연료전지 및 리사이클링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장전략 ‘비전2030’을 발표했다. 후세인 알카타니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수소 사업이 향후 회사의 지속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탄소 저감 노력에도 적극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에쓰오일은 이날 방주완 부사장을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강민수 부사장을 감사본부장으로 선임하는 임원인사를 했다. 배중호 글로벌영업본부장과 서정규 국내영업본부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