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재판서 벌금 100만원…'배드파더스' 링크 부분은 무죄
"SNS에 양육비 밀린 전 남편 신상 공개는 명예훼손"(종합)

아이 양육비를 제때 주지 않은 전 남편을 온라인에서 헐뜯은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유석철 부장판사)는 전날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죄로 A(45)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전 남편 B씨와 이혼한 상태였던 2019년 7월께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등에 B씨 사진과 함께 "(B씨로부터)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양육비 지급을 촉구하는 글을 남겼다.

또 B씨 신상이 나온 사이트 '배드파더스'(양육비를 주지 않는 사람을 공개한 온라인 사이트) 링크를 B씨 지인에게 보내기도 했다.

B씨는 경제적 사정이 어려웠던 2개월 동안 양육비 4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나, 나중에 한꺼번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 양육비 밀린 전 남편 신상 공개는 명예훼손"(종합)

B씨 고소로 사건을 살핀 검찰은 A씨를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A씨는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는 'A씨에게 전 남편 비방 목적이 있었는지'와 'A씨가 사회 상규에 벗어나는 행위를 한 것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검찰은 "B씨가 계속 양육비를 주다가 사업이 어려워지자 미리 양해를 구하고 딱 두 달치를 제때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며 "신상정보와 사진이 모두 공개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고등학생 자녀 두 명에게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갈 때 A씨는 양육비 때문에 대출까지 받던 상황"이라며 "예컨대 성폭력 미투나 학교폭력 폭로 사건처럼 사실을 적시한 A씨를 처벌하는 게 과연 맞는지 국민 여러분께 묻고 싶다"고 맞섰다.

배심원 7명은 소셜미디어에 B씨 신상과 양육비 미지급 사실을 공개한 것은 유죄, A씨가 B씨 지인에게 배드파더스 링크를 보낸 부분은 무죄로 평결했다.

배심원은 "A씨가 B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사회통념에 비춰 볼 때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B씨 지인에게 배드파더스 링크를 보낸 행위와 관련해서는 "A씨가 양육비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보낸 것"이라며 "B씨에 대한 욕설이나 모욕적인 표현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무죄로 의견을 모았다.

재판부 역시 "SNS에 B씨 신상을 올린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B씨가 사회적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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