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계획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이 백신을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계속 쓸 수 있도록 결정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이 예정대로 이뤄지면서 국내 백신 수급 불안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 하지만 이 백신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숙제로 남았다.

질병관리청은 “당초 계획대로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19일 발표했다. 백신 접종을 중단할 만한 특별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병청은 이번 주말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이 백신의 안전성과 국내외 이상 사례 등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이 결과는 22일 발표한다.

앞서 유럽 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 중 일부가 혈전증 증상을 호소하면서 이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EMA는 18일(현지시간) 유럽 각국으로부터 수집한 혈전증 발생 환자 자료 등을 토대로 “백신 접종은 전체적인 혈전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다”며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크다”고도 했다.

다만 EMA는 백신 접종자 중 희귀한 혈액응고 장애 사례가 보고돼 이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보고된 이들 이상 반응 사례는 대부분 55세 이하 여성이다. EMA는 이 백신을 맞은 사람 중 혈전증을 신고한 사례는 469건으로, 일반인에게서 예상되는 수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특정 제조단위 백신이나 특정 장소에서 맞은 백신 등이 문제가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했다.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에머 쿡 EMA 청장은 “나라면 내일 백신을 맞겠다”고 했다. EMA 결정에 따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다시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을 재개해도 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석해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둘 다 효과나 안전성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1차 대응요원인 질병청 직원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고 저도 조만간 맞을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지난 18일 1만7501명 늘어 65만9475명을 기록했다. 발열 근육통 등 이상 반응은 9607건 신고됐다. 13일까지 백신 접종 후 1100명이 응급실을 찾았는데 이 중 80%는 발열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