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사 오는 건 막고 안에선 팔고 있어…"임시로만 허용"
일회용 컵 금지한 인천 지자체들, 정작 청사 카페서는 판매
인천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달부터 일회용품 반입과 사용을 금지했으나 이들 단체의 청사 내 카페는 일회용 잔에 음료를 팔고 있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지역 10개 군·구 가운데 강화군과 중구를 제외한 8개 자치단체가 이달부터 직원들의 청사 내 일회용품 사용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인천시가 일회용품, 자원 낭비, 음식물쓰레기가 없는 '친환경 3무(無) 청사' 계획을 내세우면서 추진됐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인천 지역 10개 군·구와 시 산하 공사·공단 이사장 등 16개 기관과 '친환경 자원순환 청사 조성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들은 점심시간에 청사 출입문에 공무원들을 배치하는 등 일회용품 반입을 막고 있다.

그러나 부평구청과 서구청 등 상당수 자치단체 청사 내에 있는 카페에서는 여전히 커피 등 음료를 플라스틱 일회용 잔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청사 내 카페의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할 경우 영업에 타격을 줄 수 있고 민원인들의 불편도 예상돼 이를 임시로 허용했다고 밝혔다.

자치단체 청사 내 카페는 대부분 사회적기업 등 외부 업체·기관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 관계자는 "민원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걱정으로 다회용기 사용을 꺼리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앞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한 뒤 보증금을 받고 텀블러를 빌려주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자치단체 청사 주변에서 카페나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치단체 청사로 음식을 배달하는 업소의 경우 다회용기 사용으로 배달료가 늘어나고 회수 비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 한 구청 인근의 음식점 업주는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한 뒤 배달 주문이 눈에 띄게 줄었고 추가 비용도 발생하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로 힘든 시기에 구청은 자영업자들의 이런 어려움은 제대로 고려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청 청사 내 카페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다회용기만 제공하고 있다"며 "각 지자체에는 자체 실정에 맞게 친환경 청사 계획을 추진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