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범/사진=한경DB
최종범/사진=한경DB
고(故) 구하라를 폭행한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전 연인 최종범이 누리꾼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심 승소 판정을 받았다.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신종열 부장판사는 이날 최종범이 댓글 작성자 6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씨는 최종범에게 3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나머지 피고 5명에 대해선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최종범은 고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자신의 재판 기사에 모욕성 댓글이 달리자 누리꾼들을 고소했다.

한편, 최종범은 2018년 9월 고인을 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뿐만 아니라 구하라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와 "소속사 대표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고인에게 강요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고인 측 변호인이 거부했음에도, 최종범이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돌려보고, 협박과 강요, 상해, 죄물손괴 등의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인정했지만 '몰카'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동의를 얻어 촬영했다"는 최종범의 주장만 받아들인 것. 이에 따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후 지난해 10월 2일 진행된 항소심에서는 "성관계는 사생활 중에서 가장 내밀한 영역으로, 이를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다고 협박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주거나 피해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최종범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1심과 마찬가지로 구하라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됐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최종범은 구속 중에도 자신에게 악의적인 반응을 보내는 네티즌들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에서 최종범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후 파티를 진행하고, 불법촬영 혐의까지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고인은 더욱 극심한 우울함에 시달렸다. 결국 2018년 11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게 고인 측의 입장이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