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침장업체인 따뜻한세상(대표 안명숙)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67억원으로 전년보다 50% 이상 늘었다. 대구시와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의 침장산업 육성사업 지원을 받아 인견과 폴리에스테르를 혼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온라인 판매에 집중한 덕분이다. 이 회사는 웹사이트와 SNS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마케팅 인력을 보강하고, 3000만원을 투자해 동영상 제작을 위한 자체 스튜디오도 만들었다.

"커지는 꿀잠시장 잡아라"…침장산업 키우는 대구
코로나19 이후 ‘집콕’ 생활이 늘어나고 생활형 섬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대구시가 업계와 손잡고 침장산업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섰다.

따뜻한세상 등 대구에 밀집한 침장기업을 스케일업(고성장)시키고 침장산업을 대구의 새로운 생활형 섬유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기술과 브랜드 개발 등을 집중 지원한다.

시는 글로벌 침장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시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고부가 제품에 대해 ‘대구 메이드’라는 인증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50억~300억원의 연 매출을 올리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세 개 이상 육성하고 시제품 제작 지원기업도 매년 1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구는 2010년 후반부터 서구 내당동에서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주변까지 전국 최대 도소매상권인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가 조성돼 생활형 섬유산업 육성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대구 침장기업과 봉제기업은 전국의 27%인 616개, 종사자는 26%인 3032명에 이른다. 하지만 업체의 93%가 10인 미만의 영세업체로 아직까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다. 꽤 규모가 큰 기업들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한기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전략기획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침장 블라인더 커튼 등 생활용 섬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생활용 섬유의 대표 산업으로 침장산업을 육성 중”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와 엑스코, 섬유업계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엑스코에서 ‘대한민국 꿀잠 페스타’를 연다. 이 전시회는 침장산업을 슬리포노믹스(수면산업경제)로 확장한 마케팅 행사다. 전시회에는 엠알, 따시온, 코데코, 로얄홈, 퀸센스 평안 등 대구의 80여 개 침장기업이 참가한다. 침구류 특별관과 트렌드관뿐 아니라 스마트·헬스케어 제품이 출품되고 수면과학체험관·스마트리빙체험관도 마련된다.

서장은 엑스코 사장은 “침장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수면의 중요성과 가치를 소개하는 이색 전시회로 섬유업계와 전시업계가 함께 준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