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뉴욕증시 입성 계기로 글로벌 시장 기대감
"일회성 흥미론 성공 못 해…기술적 한계도 극복해야"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차세대 킬러 콘텐츠 겸 플랫폼으로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로블록스의 미국 뉴욕증시 입성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추세 확산에 따른 '반짝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호기심과 흥미 차원을 넘어 명확한 고객 가치를 설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코로나19 날개 단 메타버스…지속가능 생태계 만들어낼까
◇ 세계 이상의 세계, 다음 세대의 인터넷
15일 IT 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상·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진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이용자는 아바타를 활용해 가상세계에 참여하는 등 기존의 단순 가상현실(VR)보다 참여도가 높고 한 단계 진보한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 속 가상세계의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이 개념이 최근 들어 주목받는 것은 로블록스의 인기 덕분이다.

로블록스는 미국에서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할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루 평균 접속자만 4천만명에 육박한다.

가입자들은 레고처럼 생긴 아바타가 돼 가상세계 속에서 각자 룰을 정해 게임을 만들거나 다른 가입자의 게임에 참여하며 소통한다.

가상화폐 로벅스로는 아이템과 감정 표현, 게임 등을 사고팔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80% 넘게 증가하면서 1조원을 돌파했고, 최근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상장했다.

올해 매출은 2조2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코로나19 날개 단 메타버스…지속가능 생태계 만들어낼까
◇ 국내외 신생 서비스 '우후죽순', 시장규모도 급팽창
로블록스의 인기를 계기로 화제가 됐지만, 메타버스는 그 자체로 인터넷 서비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만큼 국내외에서 다양한 실험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에픽게임즈의 게임 포트나이트에서는 이용자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인 '파티로얄'을 선보였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이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이곳에서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이버는 증강현실(AR) 앱 '제페토'에 사옥을 3D 지도로 구현하고 신입사원 연수 행사를 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순천향대학교 신입생 입학식을 '점프VR' 플랫폼을 활용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열었다.

이 커뮤니티는 입학식을 위한 일회성 공간이 아니라 앞으로 강의와 각종 소통을 위한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상융합기술(XR) 확산을 위해 AR 기반 내비게이션, 도시정보 시각화 등을 추진하는 XR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XR 시장이 하드웨어 기준으로 2025년 31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날개 단 메타버스…지속가능 생태계 만들어낼까
◇ '세컨드라이프' 전철 밟지 않으려면…"뚜렷한 이용가치 필요"
최근 화제성과 별개로 메타버스가 2020년대 들어 새롭게 등장한 서비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2003년 미국의 린든랩이 '세컨드라이프'라는 3D 가상세계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세컨드라이프는 2007년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2년 만에 철수했고,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의 경쟁에 밀려 세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잃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게임과 소셜서비스들이 로블록스에 앞서 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실험을 계속해왔다.

싸이월드도 3D 미니홈피 서비스 '미니라이프'를 선보인 적이 있다.

IT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서비스가 세컨드라이프의 한계를 넘어 본격적인 XR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일회성 호기심이나 흥미를 자극하는 대신 뚜렷한 이용자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기가 비대면 추세의 확산이라는 외부요인에 기댄 측면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가상세계의 실감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메타버스는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있다.

VR보다도 체감하기 어려운 서비스"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서비스로 지속하려면 뚜렷한 이용 목적과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