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지인 소개로 일하면서 명부 관리 제대로 안 돼"
지금까지 16명 확진…자가격리 대상자 누락될 가능성도
'5년전 근무자 자가격리자 대상에'…부산공동어시장 명부 오류
항운노조원이 일하는 부산공동어시장 관련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부산항운노조 측이 방역당국에 제출한 자가격리 대상자 명단에 일부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산 서구보건소,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현재 부산공동어시장 관련 확진자는 이날 기준 16명에 이른다.

현재 방역당국 측은 집단감염 여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당일 근무한 1천500여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진행, 300여명을 상대로 자가격리 조치하고 있다.

하지만 항운노조 측이 자가격리 대상자 목록으로 제출한 근무자 명단이 일부 잘못 작성된 것으로 드러나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 발생으로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간 곳은 대부분 야간에 생선 분류 작업을 벌이는 항운노조 소속 야간 부녀반이다.

항운노조 임시조합원인 이들은 일용직 노동자로 대부분 80대 이상 고령층이다.

성수기였던 당시 현장에는 야간 부녀반 소속 노동자 1천여명이 일했다.

항운노조 측은 대규모 인원이 매일 바뀌다 보니 현장에서 출근부 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명부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5년 전 야간 부녀반에서 근무했던 사람이 코로나19 발생 날 근무했던 것처럼 명단에 올라 방역 당국에 제출되기도 했다.

'5년전 근무자 자가격리자 대상에'…부산공동어시장 명부 오류
이번 조치로 자가격리 대상자 명단에 올랐던 A씨는 "5년 전 부산공동어시장 안에서 일한 것 이외 최근에는 시장 근처에도 간 적이 없다"면서 "당시 작성했던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아직 남아있다는 게 놀랍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자가격리자 명단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자 방역 당국도 애를 먹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당일 근무를 했지만, 자가격리 통지를 받지 못하는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소 측은 자가격리 대상 명단에서 잘못된 명의가 수십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자가격리 대상자와 연락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공동어시장 집단감염과 무관하다는 사람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합산하는 단계라 잘못 기재된 인원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항운노조 측도 원인과 사태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항운노조 관계자는 "성수기로 일손이 부족할 때 지인을 알음알음 불러 일을 하다 보니 명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급한 마음에 남아있던 개인정보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격리 대상자가 제대로 통지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까 봐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제라도 일용직 노동자를 제대로 관리, 명단을 작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