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은 면역 형성 과정의 일부, 2∼3일 내 호전"…"몸살·감기 수준으로 심하지 않아"

"우선 저 같은 경우에는 독감 백신 접종했을 때랑 비슷합니다. 가족들에게도 당연히 권하죠."

정혜민 서울대학교병원 재난의료본부 담당 교수(외과·예방의학과 전문의)는 지난 9일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 11일까지 사흘간의 경험을 이같이 표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이상 반응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민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백신 접종 후 발열, 근육통과 같은 이상 반응은 체내 면역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삼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 교수는 9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대병원에서 체온 측정 등 예진을 거쳐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접종할 때 주사로 인한 통증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접종 후 이상 반응을 확인하고자 현장에서 15분가량 앉아있을 때도 별다른 증상은 없었고 당일 잠들 때까지도 평소 컨디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접종 다음 날인 10일 아침 출근할 때부터 약간 더운 듯한 느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열과 함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정도의 몸살 기운과 운동을 많이 했을 때의 근육통 등이 동반됐다.

다만 수시로 측정한 체온은 36.5도를 넘지 않았다.

그는 업무 특성상 늘 체온계를 구비한다.

귀가 후 타이레놀을 1회 복용하고 잠들었고 11일에는 정상으로 회복했다.

정 교수는 백신을 접종한 9일부터 11일까지 약 사흘간의 증상을 설명하면서 "독감 백신을 맞았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종 후 발열은 병원체에 대한 면역이 생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라며 "원내에서 백신 접종 후 발열, 근육통, 오한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역시 독감 백신 접종 후에도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지난 4일부터 원내 보건의료인과 직원 등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4일부터 9일까지 총 3240명에 접종했고 총 1048건(복수)의 이상 반응이 들어왔다.

대개 근육통(778건), 오한(643건), 발열(574건) 등이었다.

접종 후 응급실에 방문한 사람은 12명으로 접종자의 0.37%에 불과하다.

응급실에 방문한 이들도 대개 2∼3시간 정도 수액을 맞은 뒤 귀가했다.

중증이라고 볼만한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

정 교수는 "접종 후 별다른 증상이 없는 사람도 보통 6시간에서 12시간 사이에 발열 등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며 "백신 접종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은 대개 2∼3일 정도면 좋아지므로 휴식을 취하면서 타이레놀 등을 복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렇지만 약을 먹었는데도 38∼39℃ 이상의 고열이 지속하는 등 상태가 쉽사리 좋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정 교수는 "접종자의 60% 정도는 별다른 반응이 없고, 있더라도 보통은 감기·몸살 정도로 심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고열이 지속하거나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는 증상, 숨이 차고 얼굴이 붓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 반응을 우려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꺼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은 코로나19 감염 후 중증으로 이환할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백신이라는 게 감염을 100%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가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며 "65세 이상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은 백신을 접종하는 게 더 큰 이득이 되므로 접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약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에 동참하는 게 맞다"며 "총 2회로 예정된 접종을 완료해야만 기대하는 예방효과가 나오므로 2차 접종에도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백신접종후 사흘…서울대병원 교수 "독감백신때와 비슷"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