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레고랜드만 '덜렁' 개장할 판…주변부지 개발사업은 난항

춘천 하중도 내에 조성 중인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가 내년 상반기 개장을 앞두고 있으나 테마파크 주변 부지 개발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3번의 기공식·7번 미룬 개장'…10년간 남은건 '달랑' 레고랜드
894억원의 사업비를 지방채로 충당해야 하는 강원국제컨벤션센터는 '빚잔치' 논란에 휩싸였고, 40층 규모의 대규모 호텔은 문화재 발굴 재조사에 발목이 잡히게 생겼다.

또 휴양형 리조트 시설은 용지 매각 계약 단계에 머물러 있다.

9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조성 사업 공정률은 80.4%이고, 하중도 관광지 전체 기반 공사 공정률은 52.3%다.

하중도 내 28만790㎡의 면적에 총 7개 클러스터로 구성되는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레고호텔과 워터파크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다.

올해 6월 말 준공 후 안전 점검을 거쳐 내년 상반기 개장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티켓 판매에 나선다.

도는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하중도 관광단지 내에 들어설 유적공원·유물전시박물관, 국제전시컨벤션센터, 40층 규모 민간 호텔, 휴양형 리조트 시설, 복합상가 등과 결합한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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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레고랜드 테마파크 이외의 국제컨벤션센터 건립과 민간 호텔·리조트 등 주변 부지 개발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나마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사업은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중앙투자에서 재검토 끝에 사업 규모 축소를 전제로 억지로 통과했으나 재원 마련이라는 숙제가 남았다.

도는 총사업비 1천490억원 중 60%인 894억원을 지방채로 충당한다는 계획이고, 부지 매입비 596억원은 원래 도유지를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소유권을 넘기고 다시 매입하는 방식이다.

결국 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도가 빚을 내 도민의 혈세로 지어 운영하는 셈이다.

센터 완공 시 폭발적인 수요와 지역경제발전의 화수분이 될 것으로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와 마이스(MICE) 산업의 포화로 인해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우선 건설 중이거나 예정된 국제 규모의 컨벤션센터만 무려 14곳으로 이미 포화상태다.

이 때문에 건립하더라도 해마다 적자에 허덕이다 결국 1조원이 넘는 빚만 남긴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처럼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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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문화재청이 레고랜드 테마파크 인근에 40층 이상 규모로 건립 예정인 호텔 부지 등에 대한 문화재 발굴조사를 오는 6월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발굴 조사와 결과에 따라 다량의 유물·유적이 나오게 되면 유적 보존을 둘러싸고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40층 이상 규모의 호텔 건립은 원주지방환경청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아직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휴양형 리조트는 하중도 기반 공사를 담당한 S 기업이 건립할 계획으로, 수백억원에 용지를 매각하기로 계약을 했으나 이후 진척 없이 계약단계에 머물러있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지난 10여 년간 최문순 도정이 레고랜드 테마파크의 기공식을 세 차례나 하고 개장도 7차례나 미룰 정도로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제대로 진행된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레고랜드 주차장 확보를 위해 국제컨벤션센터를 무리하게 추진하더니 이제는 치적 쌓기를 위해 수백억원 부채를 만들어 건립을 강행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전가될 것이 너무도 빤하다"고 우려했다.
'3번의 기공식·7번 미룬 개장'…10년간 남은건 '달랑' 레고랜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