某매체, 아무나 신고가능한 시스템상 수치 인용…접종-사망 연관성 입증사례는 '0'
해당매체가 인용한 외신기사는 백신반대 단체가 작성…'일부 허위' 경고 딱지도
[팩트체크] 美정부 통계상 코로나 백신 부작용 사망 1천명?

한 국내 온라인 매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미국내 사망 사례가 1천 건에 달한다고 보도해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매체는 '코로나 백신 접종 하루 만에 부작용 속출'이라는 기사에서 외신 기사 일부를 캡처해 게재하면서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례가 1천건에 육박한다는 미국 CDC 공식 사이트"라고 설명했다.

이 게시물과 설명을 보면 마치 미 정부기관인 질병예방통제센터(CDC) 공식 통계상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숨진 사람이 1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이 기사에는 "정확한 정보 감사하다.

고령자에게까지 백신 맞으라고 할까 봐 염려된다"와 같이 백신 접종을 우려하는 내용의 댓글 수십 건이 달렸으며,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기사가 공유되기도 했다.

이에 연합뉴스는 해당 기사가 인용한 외신 기사 원문과 미 CDC 통계, 발표 자료 등을 통해 그 타당성을 검증했다.

[팩트체크] 美정부 통계상 코로나 백신 부작용 사망 1천명?

◇국내 매체가 인용한 외신 기사, 백신반대 단체가 작성…숫자도 '신고 건수'일 뿐
우선 해당 기사가 캡처해 게시한 정보의 출처는 '스쿱(SCOOP)'이라는 뉴질랜드 뉴스 사이트의 기사다.

그리고 스쿱의 기사는 미 CDC가 운영하는 백신부작용신고시스템(VAERS·Vaccine 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의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 2월 12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월 14일 이후 사망 929건을 포함해 1만5천923건의 코로나 백신 부작용이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백신부작용신고시스템(VAERS)에 보고됐다"고 주장한다.

국내 온라인 매체는 여기서 제시된 '사망 929건'이라는 숫자를 인용해 "코로나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례"라고 소개한 것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미 CDC가 코로나 백신 부작용 사례로 공식 발표한 통계가 아니다.

CDC가 운영하는 VAERS는 백신 접종 뒤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일반인이나 의료계 종사자, 백신 제조사 등 누구나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홈페이지에서 기본적인 인적 사항과 증상을 적어 온라인으로 바로 접수할 수 있다.

VAERS가 제공하는 통계는 이처럼 각 개인이 신고한 건수를 어떤 조사나 확인 절차 없이 그대로 집계해 보여줄 뿐이다.

따라서 929건은 엄밀히 말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 건수가 아닌 '백신 접종 뒤 사망 신고' 건수이며, 이마저도 검증을 거친 정확한 숫자로 보기 어렵다.

VAERS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VAERS는 "VAERS 신고만으로 백신이 부작용이나 질병을 일으켰거나 발생에 기여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신고된 내용은 불완전하고, 부정확하고, 우연이거나 규명할 수 없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체로 VAERS 신고는 자발적이고, 이는 편견이 포함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에 따라 자료의 과학적 활용 방법에 대해서는 분명 제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팩트체크] 美정부 통계상 코로나 백신 부작용 사망 1천명?

그리고 스쿱의 해당 기사 작성 주체도 살펴봐야 한다.

스쿱에는 소속 기자뿐 아니라 개인이나 단체도 내부 규정에 따라 기사를 게재할 수 있는데, 이 기사는 '아동건강수호(CDH·Childrens Health Defense)'라는 미국 비영리단체가 썼다.

백신 반대 운동가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이끄는 이 단체는 백신 회의론을 주장해 왔다.

또한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 2월에도 인스타그램에서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가 계정이 정지됐다.

스쿱은 현재 기사 말머리에 "로이터통신이 이 정보에 대해 일부 허위라고 판단했다"는 문구를 붙여놓았다.

◇코로나 백신이 '사망 원인'으로 확인된 사례는 현재까지 '0명'
그렇다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사인(死因)으로 공식 입증된 사례는 있을까?
4일 현재까지는 '0건'이다.

미 CDC는 작년 12월 14일부터 지난 1일까지 VAERS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사망했다고 보고된 1천381건(현재까지 백신을 접종한 7천600만명<미 전체인구의 약 23%> 중 약 0.0018%)을 모두 조사한 결과 백신 접종 때문에 사망한 것이 입증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CDC는 홈페이지에서 "CDC와 미 식품의약국(FDA) 소속 의사들이 각 사망 사례가 보고되는 대로 살펴봤다"며 "사망 진단서, 부검, 의료 기록 등 가능한 임상 정보를 검토한 결과 백신이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도 지난달 16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코로나 백신과 안전성:연구가 말해주는 것들' 기사에서 "어떤 이들은 백신이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지 묻기도 하지만, 사망 사건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사례는 없다"고 보도했다.

국내 보건당국의 발표 내용도 거의 비슷한 취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일 브리핑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도 접종 후에 기저질환자나 다른 원인으로 사망자가 다수 보고됐지만, 조사 결과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인한 사망으로 확인된 사례는 아직 없다"며 "국민들께서 과도한 불안감을 갖고 접종을 피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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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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