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은 서산리, 해인사는 해인사역 각각 주장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 위치 두고 합천군-해인사 '동상이몽'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역사 위치를 두고 경남 합천군과 해인사가 동상이몽에 빠졌다.

국토교통부가 남부내륙철도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해인사역을 제외하며 불거진 이번 갈등에 대해 두 집단은 어느 쪽이든 정부의 최종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27일 합천군 등에 따르면 군은 합천읍 서산리에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산리는 전체 군민의 이용이 편리하고 인근 시·군에서 접근이 용이하다는 논리다.

또 신도시 건설, 메디컬밸리 조성, 함양울산고속도로 등 미래 지역개발사업 추진이 용이해 최상의 정거장 입지라고 강조했다.

반면 해인사는 광주대구고속도로 해인사 나들목(IC) 인근에 '해인사역'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인사 측은 국토균형발전과 역사는 경제성이 고려돼야 하고 인근 지역의 이용률도 기본적으로 조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문화유산이자 기록유산인 해인사와 가야산 국립공원과 동떨어진 곳에 역사가 자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해마다 인구가 줄어 10년 뒤 소멸 위기에 처한 합천 시내에 역사를 둔다는 것은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갈등은 최근 국토부가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 합천역을 합천읍 서산리로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표출됐다.

군은 경북 성주군과 함께 국토부 결정을 환영하는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 조기 확정·추진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작성하자 해인사는 자신들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받아들였다.

이에 해인사는 조계종과 함께 해인사역 설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정부와 경남도 등에 보내는 등 이와 같은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해인사역 설치를 건의하고 국토부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만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남부내륙철도 역사 입지를 두고 합천군과 해인사 간의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이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군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우리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국토부 의견을 따라야 한다"며 "3월에 관련 공청회가 예정된 만큼 국토부가 여러 의견을 취합해 최종 결정을 내리면 거기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해인사 관계자는 "국민 세금이 효율적으로 쓰여야 하는 만큼 어떤 결정이 합천에 더 이익인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며 "역사 유치를 위해 서로 힘쓰고 국토부의 최종 결정에 대해서는 깨끗이 승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남부내륙철도는 경북 김천에서 경남 거제까지 187.3㎞ 구간을 KTX 노선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