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의혹 스페인 전 국왕, 누락 세금 60억원 또 뒤늦게 납부
각종 탈세 의혹이 제기된 후안 카를로스 1세(83) 스페인 전 국왕이 440만유로(약 60억원)를 뒤늦게 납부했다.

과거 소득을 신고하지 않아 관계 당국 조사를 받는 후안 카를로스는 체납된 금액을 정리했다고 일간 엘파이스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안 카를로스 측 변호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2007∼2018년 그의 먼 친척이 설립한 재단으로부터 받은 금전적 혜택에 대한 납세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후안 카를로스의 사촌이 리히텐슈타인에 세운 이 재단은 그에게 800만유로(약 109억원)에 상당하는 개인 전용기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에서는 누락 소득을 자진 신고하고 밀린 세금을 내면 탈세 혐의로 기소되는 일을 피할 수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후안 카를로스가 저지른 "야만적인 행동"은 스페인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안 카를로스는 2016∼2018년 신용카드 부정 사용 의혹으로 세무당국에 밀린 세금 67만8천유로(약 9억원)를 지난해 12월 일괄 납부했다.

그는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속철도 수주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스페인과 스위스 당국의 수사대상이기도 하다.

2014년 아들 펠리페 6세에게 국왕 자리를 물려준 카를로스 1세는 각종 추문에 휘말려 지난해 8월부터 본국을 떠나 아랍에미리트(UAE)에 머물고 있다.

아버지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자 펠리페 국왕은 결국 지난해 3월 유산 상속을 포기하고, 그에게 지급하는 국가연금도 취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