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자영업자들, 정상 영업·등교 등 일상 회복 기대감
"부작용 없이 접종 원활히 이뤄지길"…"매출 정상화 멀어" 회의론도

첫 확진자 발생 후 약 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아침을 맞이한 시민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보건소, 요양병원 등 1천915곳에서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소중한 일상을 빼앗겼던 시민들은 "접종 시작 소식만으로도 숨통이 트인다"며 순조로운 접종을 기원했다.

특히 오랜 거리두기 등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았던 자영업자들은 다시 바쁘게 장사할 날을 기대하며 힘든 현실을 조금 더 버티겠다고 다짐했다.

◇ "접종 소식만으로도 상권에 활기"…자영업자들, 소비 분위기 회복 기대
[백신접종] "시련과 역경의 1년…이젠 희망이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유성열(57)씨는 이날 백신 접종 개시 소식에 기대에 찬 표정으로 웃었다.

유씨는 "지난 1년은 정말 힘들었고 버티기만 했다.

함께 운영하던 다른 식당도 정리해야 했는데, 그래도 이젠 희망이 있으니 버틸 수 있다"며 "다른 손님이나 자영업자들도 백신 접종되면 한결 나을 거라고도 하고, 분위기가 살아나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모(55)씨도 "상권에는 분위기가 중요한데, 백신 접종 소식만으로도 활기가 도는 것이 느껴진다"며 "아직 종식까지는 멀었지만 조금 더 버티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부산 동래구 온천천 카페거리 점주인 이모씨는 "백신 접종이 빨리 이뤄지면 사회적으로 감염 위험도가 낮아지고 집합금지 5인 이상도 조기에 풀리지 않을까 크게 기대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저녁 늦게까지 문을 열었는데 지금은 10시만 되어도 인적이 드물어 일찍 문을 닫는데, 다시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신접종] "시련과 역경의 1년…이젠 희망이 있다"

부산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A씨는 "백신 접종으로 다시 옛날처럼 헬스장이 북적거릴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제가 고개 숙인 가장이 아닌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지난 1년간 사실상 폐업 상태로 너무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다"며 "백신 접종을 계기로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해 자유롭게 활동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 대학생활 못한 새내기, 아이와 전쟁 치르는 부모들…"마스크 벗을 날 오길"
[백신접종] "시련과 역경의 1년…이젠 희망이 있다"

지난 1년간 고통받아온 시민들은 백신 접종이 부작용 없이 이뤄져 소중한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며 기대했다.

충남 천안시민 윤경호(55·회사원)씨는 "코로나19라는 거센 풍파 앞에서 생계를 이어 가기 위해 달려온 지난 1년간은 시련과 역경의 시간이었다"며 "백신을 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반겼다.

초등학교 3학년과 생후 18개월 자녀들을 둔 서울 거주 주부 최모(45)씨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지금 학교에 일주일에 2번 가고 있다"며 "아이가 학교에 빨리 가고 싶어해서 백신으로 코로나가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조모(39)씨는 "외부 활동에 제약이 있다 보니 한창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할 아이들이 주로 집에만 있어 미안한 마음"이라며 "백신 접종 이후 상황이 나아지면 거리낌 없이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백신접종] "시련과 역경의 1년…이젠 희망이 있다"

힘들게 대학에 들어왔지만 캠퍼스의 낭만은커녕 교수님, 동기들 얼굴도 제대로 못 본 새내기, 친구가 그리운 청소년들도 바람을 전했다.

서울 한양대 신입생 박모(19·인천 연수구)씨는 "올해도 OT와 수업이 비대면으로 이뤄져 아쉽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2학기는 학교에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접종이 좀 더 빨리 진행됐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코로나가 얼른 진정돼 남들 다 하는 대학 생활을 나도 즐겨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는 김모(16)양은 "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나서 고등학교는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 민얼굴을 보면서 놀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양은 "코로나가 터진 뒤로는 학교에서 현장학습이나 소풍 같은 외부활동을 한 번도 못 갔다"며 "학교에서 집에 올 때까지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해서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관광업 관련 회사에 다니는 박정재(39)씨는 "백신이 도입됐다 해도 변이바이러스 문제도 있어 올해 안으로는 안정되기 어렵지 않을까"라면서도 "올해 말부터 좋은 소식이 차차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 내년 초부터는 개별관광객들이 와서 명동 등 관광 상권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업 직격탄 노래방·유흥업소 업주들 "더 버틸수 있을까"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노래방·유흥업 업주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손님이 야간에 노래방과 유흥업소를 자유롭게 찾을 정도로 코로나19가 잡히기는 요원하다며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백신접종] "시련과 역경의 1년…이젠 희망이 있다"

경기 수원시 인계동의 한 노래방 점주 최모(48) 씨는 "노래방은 야간 영업 위주라 당장 백신이 들어온다고 해도 영업에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다"며 "확산세가 줄고 영업시간 연장까지 이어지려면 수개월은 족히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인근 또 다른 노래방 관계자는 "그래도 백신이 돌고 나면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은 줄어들 테니 장사도 조금은 나아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며 "임대료 부담에 가게를 접을까 말까 고민인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의 한 라운지펍 업주는 "백신 접종으로 감염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된다고 해도 쉽게 예전처럼 경기가 회복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가 운영하는 가게는 일반음식업종에 속해 휴업 명령이 내려진 적은 없었지만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는 오후 9∼10시에 문을 닫아야 하고 포장·배달도 의미가 없는 곳이라 장기간 타격을 받았다.

광주 광산구의 한 유흥주점 종사자 B씨는 "행정명령 때문에 지난해 12월 말부터 한 달 넘게 영업을 중단하고 종업원들도 모두 쉬어야 했다.

영업을 재개하고도 10시 영업 제한, 5인 이상 집합 제한으로 개점 휴업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고통스럽다"며 "빨리 확진자가 감소해 영업시간이 정상화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치연 송은경 임성호 오주현 장아름 권준우 김준호 김상연 차근호 최재훈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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