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 실세들에게 인허가 로비를 벌이며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이정배(64) 파이시티 전 대표가 최근 사망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는 설 연휴이던 지난 13일 복통을 호소해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 날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위암과 복막염, 패혈증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전부터 복통을 호소해 교도소 내 치료와 외부 진료 등을 몇 차례 받았지만, 상태가 나빠져 검찰에 형집행정지를 요청해 외부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교도소 측에서 상황이 심각해질 때까지 환자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2004∼2009년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지인의 사업체 등에 담보 없이 회삿돈 570여억원을 빌려준 혐의 등으로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였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이 구속됐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