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들이 중앙정부와 별도로 약 5000억원의 재난지원금을 마련해 서울시민에게 선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예산 2000억원을 마련하고, 서울시도 3000억원 수준의 재난지원금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구청장들이 ‘선거용 돈 풀기’ 전략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들로 구성된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는 25일 제157차 정기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합의했다. 이동진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 회장(도봉구청장)은 “정부는 물론 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체적인 재난지원금 지원을 추진하는 상황을 고려해 서울 25개 자치구도 2000억원 규모의 재난지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원금 지급 방식은 기본적으로 선별 지급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업종이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합금지 등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급 시기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세부계획이 확정되면 이에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청장협의회는 25개 자치구가 2000억원의 예산을 자체적으로 조성하기로 약속한 만큼 서울시에도 그 이상의 지원금 편성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서울시도 3000억원 수준의 예산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예산 마련 방안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당 구청장들이 선거용 지원금 살포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를 제외한 나머지 24개 자치구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이끌고 있다.

24명의 여당 구청장에 맞서온 유일한 야당 구청장인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이번 재난지원금 예산 마련에는 동의의 뜻을 밝혔다. 조 구청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만큼 재난지원금 지급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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