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상고했지만 대법원 무죄 확정
예비군들이 영상모의 상황조치사격을 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사진=연합뉴스]

예비군들이 영상모의 상황조치사격을 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사진=연합뉴스]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남성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종교적 이유가 아닌 개인적 신념을 들어 예비군 훈련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된 첫 번째 판례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예비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수차례 예비군훈련소집 통지서를 전달받고도 훈련에 불참하고 병력동원 훈련을 받으라는 통지서를 받고 훈련에 불참했다가 예비군법 및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폭력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해 어렸을때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고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며 "입대전 어머니와 친지들의 간곡한 설득과 전과자가 돼 불효하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일수 있다는 생각에 입대했지만 이후 반성하며 양심을 속이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는 예비군 훈련불참등으로 수년간 수십회에 걸쳐 조사를 받고 총 14회에 걸쳐 고발되고 기소돼 재판을 받아 안정된 직장을 구할 수 없어 일용직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신념을 형성하게 된 과정, 입대 및 군사훈련을 거부하게된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경제적 손실과 형벌의 위험 등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관해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훈련 거부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볼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A씨가 병역거부 중 가장 부담이 큰 현역 복무를 이미 마쳤는데도 예비군 훈련만을 거부하기 위해 수년간의 불이익을 모두 감수하고 있는 점, 유죄로 판단될 경우 예비군 훈련을 면할 수 있도록 중한 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A씨의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는 사실이 결과적으로 소명된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검사는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날 A씨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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