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장 당진시장 "재생에너지 확대…2050년 탄소중립"
충남 당진시는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홍장 당진시장(사진)은 지난해 기후위기 대응·에너지전환 지방정부 협의회장을 맡아 기후위기와 국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협의회는 지역 특색에 맞는 탄소중립 및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40개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다.

김 시장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당진의 기후 위기 비상사태 선포가 전국으로 확대됐고 정부 차원에서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며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대기오염물질 감축, 신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산업 특구 조성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설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7개 하수처리장에 1530㎾ 규모의 태양광과 소수력 발전시설을 조성한다. 발전소와 이산화탄소 배출 사업장을 대상으로 자발적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유도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당진은 1999년 당진화력발전소(1호기) 가동, 2010년 당진제철소 준공을 계기로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으로 변모했다. 당진에는 석탄화력·액화천연가스(LNG)·부생·바이오매스발전소 17기가 가동 중이다. 김 시장은 “탄소배출로 인한 환경문제,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로 친환경 재생에너지 전환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전국 최초로 민간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시설 등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에너지 분야 예산을 늘리고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인식개선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16억원에 불과하던 에너지 사업 예산을 지난해 35억원, 올해 51억원으로 확대했다. 예산은 당진시 에너지센터 운영,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설비 보급, 도시가스 시설 개선 등 재생에너지 확대 및 인프라 확충에 쓰인다. 전국 시·군 단위 최초로 에너지센터를 설치해 교육·홍보·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RE100(기업 사용 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캠페인) 산업단지와 전력자유거래 규제자유특구 등 에너지 전환 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김 시장은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비해 2023년 준공을 목표로 RE100 단지와 실증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전기차 배터리로 충전하거나 그린수소로 변환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석문국가산업단지,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발전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와 연계한 미래 에너지산업 특구를 조성하고 산·학·연을 유치하는 등 에너지산업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용 연료전지 소재부품, 수소충전소 기술 개발을 지원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김 시장은 “지난해 당진을 포함한 80여 개 광역 및 기초지자체가 참여하는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협의회가 발족했다”며 “당진이 앞장서 환경부와 기후변화 중장기 대응계획을 세우는 등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당진=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