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학번 새내기 환영회에 공들이는 대학가…쌍방향 소통 가능해 긍정적 반응도
작년엔 엄두도 못 낸 입학식, 올해는 다르다…AI·증강현실 동원

"대학 입시로 고생 많았던 신입생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눈꽃광장홀에는 가로로 긴 거대 LED 스크린이 세워졌다.

입학식 현장에는 기대에 부푼 21학번 새내기들 대신 각종 영상기기와 컴퓨터 장비가 빼곡하게 들어찼고 통신 관련 외주업체 직원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오후 3시께 배혜지 기상캐스터 사회로 2부가 시작되자 스크린에는 13개 단과대와 독립학부에서 사전에 신청을 받아 선발된 신입생 대표 325명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들은 모니터에 'O'와 'X'가 적힌 판을 들어 초대 교장(총장), 개칭 전 학교 이름을 묻는 퀴즈를 풀었다.

학교 캐치프레이즈를 구호로 외칠 땐 서로를 보며 직접 입을 맞출 수 없는 환경 탓에 다소 어수선했지만 신입생들은 그조차 즐거워했다.

동문 선배 500여명은 각자 교가를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은 뒤 한데 모으는 식으로 노래를 제창하며 후배들을 반겼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21학번 새내기들이 못 오는 대신 최대한 현장을 방문한 느낌을 내기 위한 기술을 이용했다"며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온라인 초대장을 보내고 줌(ZOOM)으로 학생 300여명을 참여시키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작년엔 엄두도 못 낸 입학식, 올해는 다르다…AI·증강현실 동원

최근 대학가는 사상 초유의 비대면 입학식과 신입생 환영회를 진행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초 갑작스럽게 발발한 코로나19 사태로 행사를 급하게 취소해야 했던 것과 달리 올해 대학들은 '절치부심'이라도 한 것처럼 AR과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동원해가며 공을 들이고 있다.

숙명여대는 입학식 기획을 작년 11월부터 시작했다.

원격 화상으로 연결할 학생들을 미리 섭외하고 동문들의 축전 영상을 촬영하는 등 행사가 오프라인과 완전히 다르게 치러지는 탓에 기획 자체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동국대도 전날 줌과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입학식을 개최했다.

동국대 역시 사전 신청한 신입생 1천여명 가운데 100명을 선발했고, 이들을 본관 중강당 무대 위 설치된 대형스크린에서 화상으로 연결해 윤성이 총장과 대화를 나누게 했다.

이 모든 과정은 유튜브로 생중계돼 최대 3천여명이 지켜봤다.

작년엔 엄두도 못 낸 입학식, 올해는 다르다…AI·증강현실 동원

정형화된 식순이 있는 오프라인 행사가 쌍방향 소통이 특징인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지니 신선하게 느껴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동국대 관계자는 "신입생과 총장이 소통하는 시간을 새롭게 마련한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모두가 잘 지켜볼 수 있는 환경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AI 기술을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으로 열린 입학식에서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을 빼닮은 'AI 총장'이 깜짝 등장해 신입생들에게 축사를 보냈다.

대학들의 이러한 시도에도 많은 신입생들은 여전히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행사를 그리워했다.

다음 달 온라인 입학식을 앞둔 한국외대 21학번 부상진(18)군은 "남들 다 해보는 입학식을 못해서 아쉽다"면서 "대면 입학식을 해야 학교 분위기도 알고 사람들을 겪어볼 수 있을 텐데 이걸 못하다 보니 대학 생활 첫걸음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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