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차자리 두고 입주민간 갈등 증가
충전 요금 상승에 업계·운전자 모두 불만
'미래차 30만 시대' 충전 불만 걸림돌될까…주거지역 확충 절실

정부가 올해 '미래차 30만 시대'를 열겠다며 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불편한 충전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전기차 운전자들은 충전기 부족 및 충전요금 상승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고, 업계에서는 전기 기본요금 부과 및 보조금 감소 등 연이은 수익 악화로 관련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아파트·빌라 등 충전시설 미비…입주민간 갈등도
22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전기차는 약 13만5천대가 보급됐으나, 전기차 공용 충전기는 급속 1만59기, 완속 5만4천563기에 불과하다.

특히 운전자 편의를 위해서는 아파트나 빌라 등 주거 지역에 설치되는 완속 충전기 보급이 시급하지만, 설치부터 사용까지 여러 장해물이 산재해 있다.

현재 공동주택에 설치된 충전기는 지난해 말 기준 3만9천408기(완속 3만7천902기·급속 1천506기)다.

전국 아파트 단지(의무관리단지)가 1만7천123개, 호수가 1천33만6천578개인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신규로 짓는 500세대 이상 아파트에는 전기차 충전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으나, 기존 아파트에는 설치 의무가 없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가결돼야만 설치할 수 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전향적으로 설치를 결정하면 바람직하겠지만, 전기차 사용자들이 직접 관련 자료를 만들어 여러 차례 설득해야 겨우 통과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정부는 '충전기 의무설치 비율 2% 확대' 정책을 공공 부문은 2022년부터, 민간은 2023∼2025년에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예정이어서 공동주택에는 2025년에야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래된 빌라나 다세대 주택은 주차 공간이 협소해 구조적으로 충전기를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주차장에 콘센트가 아예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로등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해야 하지만, 골목 등에 장기간 주차하는 것이 쉽지 않아 불편이 크다.

충전기가 설치된 후에도 해당 자리에 일반 내연기관 차가 주차하거나 충전이 완료된 다른 전기차가 이동하지 않으면 충전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현행법상 급속충전시설에서 2시간 이상 주차하면 1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이에 더해 완속충전시설에서 12시간 넘게 주차할 경우 과태료를 내는 법안이 입법예고된 상황이다.

하지만 아파트 등 주거시설에 설치된 완속 충전기는 주로 야간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단속 대상에서 빠져 제재할 방안이 사실상 없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은 "전기차를 구입할 때 충전을 얼마나 편하게 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정도로 충전의 불편함은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이 된다"며 "입주민 간의 불협화음을 막기 위해 주차장 바닥에 매립형 콘센트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는 주택 및 빌라 등에 사는 국민의 충전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주로 구축한 독립형 완속충전기 외에도 콘센트·가로등형 등 다양한 방식의 완속충전기를 시범 설치할 것"이라며 "2025년까지 의무설치가 전면 확대되면 충전 편의성이 증가할 것이고, 현재로서는 아파트 주민들끼리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미래차 30만 시대' 충전 불만 걸림돌될까…주거지역 확충 절실

◇ 충전요금 상승에 업계·운전자 불만 지속
한국 전력이 전기차 충전 사용요금에 적용했던 특례 할인을 축소하는 데 대한 업계 및 운전자들의 불만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충전업계에 따르면 업체별로 전기차 충전기의 기본 요금으로 한전에 지급하는 금액은 매달 5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에 달한다.

사용량과 별개로 급속충전기(50㎾)는 약 6만5천원, 완속충전기(7㎾)는 약 1만6천원의 기본료가 충전기 대수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사용하지 않는 충전기를 폐쇄하면 기본료가 감소하지만, 공동주택의 경우 사용자가 없어도 입주자대표회의의 동의를 받아야 폐쇄가 가능하다.

게다가 완속충전기 설치 보조금도 올해부터 1대당 최대 3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었다.

이렇게 늘어난 비용은 전기차 운전자들에게도 일부 전가된다.

특례 할인이 전면 적용될 때 ㎾h당 173.8원이었던 공용 급속충전기 요금은 지난해 7월 255.7원으로 올랐으며, 올해 7월 단계적으로 추가 상승한 후 2022년 7월부터는 313.1원이 된다.

이에 전기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충전비가 너무 오른다', '충전비는 싸지만 비싼 차를 구매하면서 이를 선지불한 셈이나 마찬가진데 충전비까지 오르면 메리트가 없다'는 등의 불만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김필수 회장은 "한전이나 환경부도 충전기를 운영하지만, 어차피 자기 수익으로 돌아오거나 세금이기 때문에 기본료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반면 민간 업체들은 그 부담으로 사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고, 일부를 운전자들에게 전가하면 결국 운전자들에게도 피해가 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급속충전기는 전력 요금 상승분이 최소로 반영돼 요금 상승이 크지 않고, 완속충전기를 운영하는 민간 업체들도 급속충전 요금을 고려해야 하니 요금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어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정부로서는 운전자들의 충전 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수적으로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 운전자들도 충전 부담이 올라가면 구매할 매력이 떨어져 전기차 수요 자체가 줄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전력 등과 기본요금 부과체계를 개선하거나 기본요금을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한시 지원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려 했지만 난색을 표해 답보 상태"라고 부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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