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소속 시장 "코로나19 대유행 예방조치에 따른 결정" 설명
축산업계 항의…농림장관 "아이들 밥그릇에 이념 담아선 안 돼"
학교 급식에서 육류 빼기로 한 佛리옹시…중앙정부·농가 반발

프랑스에서 3번째로 인구 규모가 큰 도시 리옹이 학교 식단에서 고기를 뺀 단일 메뉴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논란은 지난해 당선된 유럽환경녹색당(EELV) 소속 그레고리 두세 리옹 시장이 겨울방학이 끝나는 22일(현지시간)부터 급식에서 육류를 제외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두세 시장은 이번 결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학생들이 식당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학생들이 식당에서 유지해야 하는 간격이 기존 1m에서 2m로 늘어나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메뉴를 하나로 통일했다는 것이다.

특정 음식에 과민증을 보이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를 고려했을 때 고기를 뺀 식단이 가장 적합한 선택지였다고 두세 시장은 강조했다.

아울러 여당 전진하는공화국(LREM) 소속 제라르 콜롱 전임 시장 시절인 지난해 5∼7월에도 리옹시는 유사한 결정을 내렸었다고 두세 시장은 덧붙였다.

두세 시장의 이러한 반응은 중앙정부에서 정치적 신념을 아이들에게 투영해서는 안 된다는 비난이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쥘리앙 드노르망디 농림식품부 장관은 전날 트위터에 자라나는 아이들의 밥그릇에 이념을 담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드노르망디 장관은 "우리는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줘야 하고, 고기는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도 리옹시의 결정을 두고 프랑스 축산업계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고 부르며 힐난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많은 어린아이들이 학교에서만 고기를 먹을 때도 있다"며 녹색당이 추구하는 도덕성과 엘리트주의가 대중을 배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브리엘 아탈 정부 대변인도 리옹시가 이념에 기반한 정책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학생들에게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산농가에서도 육류를 포함한 다양한 식자재로 만든 음식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미식의 도시' 리옹에서 내려진 이러한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론 지역 농업인총연맹(FDSEA)과 청년농업인협회(JA) 소속 축산업자들은 이날 리옹시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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