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유행 특성따라 달라질 것
정은경 "집단면역 달성할 접종률 아직 몰라"

얼마나 많은 국민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방역당국의 진단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을 때 80% 정도에게 항체가 생기는 것을 가정해 인구의 70% 접종을 목표로 삼았지만 이 숫자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사진)은 “아직 어느 정도 항체 형성률을 유지해야 집단면역을 형성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지역별 특성이나 유행 특성에 따라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는 기준치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국민 70%에게 백신을 접종해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전파력, 항체 형성률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 많은 인원에게 접종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대한 답변이다. 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두 명에게 전파하는 수준의 감염력(Ro=2)일 때 백신의 항체 형성률이 80% 정도라면 인구의 70% 접종만으로도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했다. 인구의 56%가 면역을 갖게 돼 재생산지수 2 정도의 감염병은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런 방역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의 코로나19 재생산지수는 2.5~3에 이른다. 인구의 70%가 면역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백신을 통한 항체 형성률이 방역당국의 추정치와 마찬가지로 80%라면 이때는 인구의 90%가 백신을 맞아야 72%가 면역력을 얻는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다. 백신 접종률, 효과, 전파력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정 본부장은 “70% 접종률은 재생산지수 2를 가정했을 때 달성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해 백신 효능에 대한 수치가 변동 가능하고, 18세 이하 청소년으로 임상시험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감안해 집단면역 달성 수치에 대한 조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국민 70% 접종이라는 숫자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은 약 200명을 대상으로 백신 종류별로 항체 형성률, 중화항체 형성률, 접종 후 1년간 항체 지속 여부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국 요양병원 1657곳과 확진자 치료병원 143곳 등 1800개 의료기관의 백신 접종을 이번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요양병원에서는 26일 오전 9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코로나19 확진자 치료 의료기관에선 27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울릉도를 제외한 전국 모든 보건소에 25일 배송된다. 요양병원에도 25~28일 순차 배송된다. 첫 접종 후 8주 뒤 두 번째 접종을 하는 게 목표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11월 이후로 순번이 밀리지만 접종 거부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치료비 구상권 등을 행사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정치권 등에서 1호 접종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정 본부장은 “백신 접종을 하는 모든 국민은 누구든 실험 대상이 아니다”며 “우선순위를 정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갖고 접종할 계획이지만 국민 불안이 크면 사회 저명인사나 보건의료계 대표가 언제든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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