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 명동·이태원, 대학가 신촌·이대 등 서울 주요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해외 관광객 감소로 침체하던 상황에서 1년째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국인 발길마저 끊겼다. 거리에 있는 1층 상가 절반은 공실이고, 수억원 하던 권리금은 0원으로 떨어졌다. 폐업 비용마저 수천만원에 달해 일부 자영업자는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 기자들이 찾아간 명동 이태원 신촌·이대 상권은 문을 연 점포보다 닫은 곳이 더 많았다. 명동 상권 입구인 명동2가 눈스퀘어부터 지하철 4호선 명동역까지 500m 거리에 있는 1층 상가 67곳 중 휴업하거나 공실인 곳이 절반이 넘는 34곳에 달했다. 비싼 임차료에도 ‘상징성’이란 이유로 명동에 진출했던 유니클로 H&M 등 해외 의류 매장은 지난해 줄줄이 철수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등록된 50년 노포 전주중앙회관도 지난해 7월 문을 닫았다.

지난해 한 클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이태원은 세계음식문화거리(500m) 1층 상점 36곳 중 휴·폐업한 곳이 16곳이었다.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이 줄어든 이화여대 앞도 200m 거리의 점포 57곳 가운데 47곳이 폐업이나 휴업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에서 214㎡ 규모 코인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박진실 씨(46)는 “코로나19 이후 생긴 빚만 1억원”이라며 “매출을 다 합쳐도 고정비가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라 남편이 배달을 해서 월세 일부를 내고 있다”고 했다.

양길성/김남영/최다은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