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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초기 가두방송을 주도했던 고(故) 전옥주(본명 전춘심) 여사가 19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영면에 들었다.
유족을 포함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려는 5·18 관계자 등 80여명이 안장식에 함께했다.
유골함이 지정된 묘역에 안장되자 유가족들은 비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추모객들 역시 안장식이 진행되는 내내 눈물을 훔쳤다.
유골함이 모셔진 작은 석관 위에 흙이 채워진 묘소엔 유족과 추모객들이 놓은 하얀 국화꽃이 쌓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헌화한 고인의 배우자는 쓰러지듯 엎드려 묘소를 끌어안고 오열하기도 했다.

이어 "이번 생에서 겪은 가슴 시린 기억일랑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가족들과 행복했던 좋은 기억만 가지고 평안히 영면하시라"며 "우리 동지들은 부끄럽지 않은 오월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당신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31살의 평범한 삶을 살았던 전 여사는 1980년 5월 항쟁 당시 차량에 탑승해 확성기나 메가폰 등으로 가두방송을 하며 헌혈과 항쟁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학생·시민들이 계엄군에게 맞아 죽어가고 있습니다.
즉시 도청 앞으로 모여 계엄군에 대항해 싸웁시다" 등의 방송을 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전 여사는 항쟁이 끝난 직후 간첩으로 몰려 계엄군에게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뒤 평생 후유증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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