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숨지자 심폐소생술 하는 것처럼 연기
첫째 딸 학대로 기소됐으나 무죄로 풀려나
SNS선 '내 새끼들♡''꽁냥꽁냥'
1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경찰서에서 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부모가 말 없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경찰서에서 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부모가 말 없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북 익산에서 생후 2주 된 친아들을 폭행해 죽인 20대 부부 사건과 관련, 엄마 A씨(22)는 온라인상에서 "남편이 친자 여부를 의심한다"며 우울증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1월부터 엄마들이 주로 모인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서 '인기 게시물 작성 멤버'로 활동하며 가족 관련 글을 수차례 올렸다.

A씨는 첫째 딸이 태어난 직후인 2019년 12월 '#임신산후우울증'이라며 "남편이랑 멀어진 기분이 든다. 남편이 (나를) 무시하는 거 같고 신경도 안 쓴다. 남편은 술을 항상 달고 살아 혼자가 된 기분이다. 우울증이 온 건지 몰라도 너무 외롭다"고 했다.

둘째 아들 출산 직전인 지난달에는 "남편이 술 먹으면서 첫째랑 둘째가 자기 자식이 아니고 다른 남자의 아이 같다며 유전자 검사를 하자고 했다.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며 "그 혈액형이 확률적으로 자식들에게서 나올 수 없다며 보채는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18일 영아의 부모인 B(24·남)씨와 A(22·여)씨에 대해 살인 및 아동학대중상해·폭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정인이 사건 양모와 '조카 물고문' 이모 부부에게도 살인죄가 적용된 바 있다.

이들은 익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 된 아들을 침대에 던지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아이 얼굴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1차 소견상 아이의 사망원인은 외부 충격에 의한 뇌출혈과 두부 손상으로 밝혀졌다.

이들 부부는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서 다쳤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계속 울고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고 학대 사실을 인정했다.

당초 경찰은 이들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만 조사했으나 폭행 강도와 수법 등으로 미뤄 범행 고의성이 크다고 보고 살인죄를 적용했다.

특히 이 부부는 아이가 호흡곤란 등 이상증세를 보이자 병원에 데려가기는커녕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이모·이모부의 물고문 사건을 검색하거나 멍 빨리 없애는 방법 등을 검색해 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부부는 아이가 태어난 지난달 말부터 7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가 숨졌을 당시에도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 앞에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이러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죽을 정도로 때린 것은 아니다'라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되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지난해에도 숨진 아동보다 먼저 태어난 한 살배기 딸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재 딸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가해자 SNS 갈무리.

가해자 SNS 갈무리.

그럼에도 이들 부부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내 새끼들♡", "꽁냥꽁냥" 등의 표현을 주고받으며 애정을 과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부부 SNS를 살펴보면 두 사람은 SNS상에서는 첫째 딸과 숨진 둘째 아들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B씨의 프로필 사진 밑에는 남매 이름과 함께 '○○이 ○○이 내새끼들♡'이라고 적혀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둘째 아들 눈을 마주치는 남편 B씨 사진을 올렸다. A씨가 "오늘 왜 이리 아프지. 눈물 난다 여보 엄마가 되는 게. 미안. 요즘 계속 내 수발 들어주느라 고생하네"라고 하자 B씨는 해당 게시물 아래 고양이 한 쌍이 서로 껴안고 있는 이모티콘을 남겼다. A씨는 다시 "꽁냥꽁냥"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