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불리한 판결한 판사는 예외 없이 좌천
김명수 "여러 요소 감안해 인사한 것"
"사법정책연구원장이 김경수 변호인인지 몰랐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거짓 해명 사실이 들통나 공개 사과했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또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판사들은 법원 정기인사를 앞두고 광주지법원장 후보로 3명의 부장판사를 추천했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 관계자를 통해 후보 중 한 명인 A부장판사에게 "법원장 후보동의를 자진 철회하라"는 뜻을 전했고, A부장판사는 후보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 직후 '광주지법 일부 후보자가 동의를 철회해 추천 후보가 아닌 판사를 법원장으로 보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김 대법원장이 또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2019년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내려놓겠다며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도입했다. 일선 판사들이 당사자 동의하에 자기 법원 법원장 후보 2~3명을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한 명을 고르는 제도다. A부장판사는 이번 광주지법 법원장 후보 3명 중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임성근 부장판사는 지난해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 당시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취록 공개로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이 드러났다. 이후 국민의힘은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17일) 대법원을 항의방문해 사퇴를 촉구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여권 인사에 유리한 판결을 한 판사들은 주요 재판부에 남기고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들은 교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여러 요소들을 잘 감안해서 인사한 것"이라며 "인사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정권에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들은 예외 없이 좌천시켰고 정권에 유리한 판결 하면 인사원칙 없이 유임됐다. 당당하면 설명해야 한다"며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똑같은 것 아닌가? 자리에 연연해서 되겠나?"라고 거듭 비판했다.

'드루킹 사건'으로 재판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변호인(홍기태)을 사법정책연구원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홍기태 변호사가 그걸 맡고 있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김도읍 의원은 "아이고,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며 반발했다.
김도읍 의원 비롯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조수진, 김도읍, 장제원, 윤한홍,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김도읍 의원 비롯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조수진, 김도읍, 장제원, 윤한홍,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전주혜 의원이 "이번 법원장 인사를 앞두고 법원장으로 나갈 18기 고등부장판사에게 행정처 관계자 통해 '대법원장이 부담스러워 하신다'는 말을 전했고 결국 그 부장판사가 사표를 냈다는 보도가 있다"고 언급하자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전주혜 의원이 "그럼 그 판사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냐"고 따지자 김명수 대법원장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탓하지 말라"며 "녹취를 안 한 고등부장판사의 잘못"이라고 비꼬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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