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숨지자 심폐소생술 하는 것처럼 연기
첫째 딸 학대로 기소됐으나 무죄로 풀려나
경찰, 미필적 고의 살인죄 적용
1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경찰서에서 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부모가 말 없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경찰서에서 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부모가 말 없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북 익산에서 생후 2주 된 친아들을 폭행해 죽인 부부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는 "내 새끼들♡", "꽁냥꽁냥" 등의 표현을 주고받으며 애정을 과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지방경찰청은 18일 영아의 부모인 A(24·남)씨와 B(22·여)씨에 대해 살인 및 아동학대중상해·폭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정인이 사건 양모와 '조카 물고문' 이모 부부에게도 살인죄가 적용된 바 있다.

남편 A씨와 아내 B씨 SNS를 살펴보면 두 사람은 SNS상에서는 첫째 딸과 숨진 둘째 아들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B씨의 프로필 사진 밑에는 남매 이름과 함께 '○○이 ○○이 내새끼들♡'이라고 적혀 있다.
가해자 SNS 갈무리.

가해자 SNS 갈무리.

지난달 28일에는 둘째 아들 눈을 마주치는 남편 A씨 사진을 올렸다. B씨가 "오늘 왜 이리 아프지. 눈물 난다 여보 엄마가 되는 게. 미안. 요즘 계속 내 수발 들어주느라 고생하네"라고 하자 A씨는 해당 게시물 아래 고양이 한 쌍이 서로 껴안고 있는 이모티콘을 남겼다. B씨는 다시 "꽁냥꽁냥"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A씨와 B씨는 익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 된 아들을 침대에 던지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아이 얼굴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1차 소견상 아이의 사망원인은 외부 충격에 의한 뇌출혈과 두부 손상으로 밝혀졌다.

이들 부부는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서 다쳤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계속 울고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고 학대 사실을 인정했다.

당초 경찰은 이들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만 조사했으나 폭행 강도와 수법 등으로 미뤄 범행 고의성이 크다고 보고 살인죄를 적용했다.

박송희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디지털 포렌식 결과나 피의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전에도 학대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았더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전문의 소견을 혐의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때려서는 아이의 머리에 이 정도로 큰 상처가 생길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면서 "사망 전 아이에게서 이상증세가 나타난 것을 부부가 인지한 점으로 미뤄 범행에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부부는 아이가 호흡곤란 등 이상증세를 보이자 병원에 데려가기는커녕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이모·이모부의 물고문 사건을 검색하거나 멍 빨리 없애는 방법 등을 검색해 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부부는 아이가 태어난 지난달 말부터 7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가 숨졌을 당시에도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 앞에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이러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죽을 정도로 때린 것은 아니다'라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되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지난해에도 숨진 아동보다 먼저 태어난 한 살배기 딸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재 딸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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