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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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흉기로 17차례 찔러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딸은 선고 공판이 열리기에 앞서 아버지의 선처를 호소하는 편지를 법원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임해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7일 0시24분께 자택에서 아내 B씨(40)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흉기로 17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부검 결과 B씨는 아래턱에 골절상을 입고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진 상태에서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이후 A씨는 자해를 시도했다.

A씨는 2019년 9월 자신에게 말하지 않고 B씨가 지인들과 여행을 다녀온 뒤부터 아내와 자주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현장에 함께 있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A씨의 딸은 현재 할머니가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딸은 "아버지를 선처해 달라"는 편지를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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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범행 경위를 보면 죄질이 매우 나쁘고 수법도 잔혹하다.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생인 딸은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직접 지켜봐 평생 극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부 사이 갈등을 자녀의 면전에서 살인으로 끝맺음한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범행 직후 딸을 통해 신고해 자수했고, 범행을 모두 자백하면서 반성했다"며 "과거 부부 상담을 받는 등 피해자와의 불화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살인죄를 저지른 피고인에 대해 유기징역을 선택할 경우 법정형은 징역 5년 이상 징역 30년 이하다. A씨의 범죄 유형은 '보통 동기 살인'으로 분류된다"면서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은 징역 7∼12년으로 이 중 가장 높은 형이 내려진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