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1988년 347개→2018년 5개…"급격한 폐광이 원인"
'검은 황금' 캐던 탄광지역은 왜 무너졌는가?
'검은 황금' 석탄으로 번성했던 탄광지역의 낙후는 석탄산업 사양화가 아닌 조기 폐광과 급격한 감산을 내용을 한 정부 정책의 결과라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정선군의 연구용역 보고서 '폐광지역 개발의 법적 안정성 제고 방안'을 보면 연간 국내 석탄 생산량은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조치 시행 전인 1988년이 최정점이었다.

연간 국내 석탄 생산량은 1988년 2천430만t을 최대로 1990년 1천721만t, 1992년 1천197만t, 1994년 744만t 등 매년 급감했다.

보고서는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제1조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인하여 낙후된 폐광지역'이라는 표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즉 번성하던 탄광지역이 낙후지역으로 변한 것은 석탄산업 사양화라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기보다 단기간에 진행된 정부의 폐광 정책으로 빚어졌다는 것이다.

10년 한시법의 폐특법은 폐광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1995년 말 제정됐고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시효 연장이 됐지만, 현재 폐광지역은 폐특법 시효 폐지를 요구 중이다.

'검은 황금' 캐던 탄광지역은 왜 무너졌는가?
보고서의 지적대로 폐광은 빠르게 진행됐다.

국내 최대 탄광지역이었던 태백에서만 석탄산업합리화 조치가 시행된 1989년 한해에만 15개 탄광이 문을 닫았다.

이는 당시 태백지역 46개 탄광의 33%에 해당했다.

석탄산업합리화 조치 시행 전인 1988년부터 2018년까지 과거 29년간 탄광은 347개에서 5개로, 석탄 생산량은 2천430만t에서 120만t으로 줄었다.

무더기 폐광과 석탄생산량 감소는 인구 감소 등 폐광지역 경제 붕괴로 이어졌다.

태백·삼척·정선·영월 등 강원 폐광지역 4개 시군 인구는 석탄산업합리화 조치 시행 전 약 44만 명의 40% 수준에 불과한 약 18만 명만 남았다.

보고서는 "현재 폐광지역의 문제는 국가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생산량 최절정 시기에 탄광지역 주민의 생활기반인 탄광을 급격히 붕괴시킨 것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