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형사들이 너무 정해놓고 질문"
언론보도·수사에 불만 터뜨리기도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살짜리 여조카를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등 이른바 '물고문'으로 사망케 한 이모가 언론보도와 수사에 불만을 터뜨렸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7일 숨진 A양(10)의 이모인 B씨와 이모부 D씨를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모 B씨는 경찰서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기 전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질문에는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더 얘기 하고 싶은 게 많다"고 말했다.

또 "친모에게 (아이를) 체벌했다고 어떤 메시지를 보냈느냐"는 물음에는 "그게 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기자들도 형사들도 너무 정해놓고 질문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모부 D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차량에 올랐다.

이들 부부는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자신들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조카 A양이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때리고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이 숨을 쉬지 않자 같은 날 낮 12시35분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 했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A양은 끝내 숨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 대해 신상 비공개 방침을 적용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날 경찰 내부위원 3명과 변호사, 심리학과 교수를 비롯한 외부인원 4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심의위원회는 "이 사건 범죄의 잔혹성과 사안의 중대성은 인정된다"면서도 "B씨 부부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부부의 친자녀와 숨진 A양의 오빠 등 부부의 친인척 신원이 노출돼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신원 비공개 이유를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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