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계 이어 연예계로도 '학폭' 미투 번져
촉법소년 시절 저지른 범죄는 처벌 불가능
범죄 사실 인정돼도 대부분 공소시효 지나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연합뉴스]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연합뉴스]

최근 배구계를 비롯해 사회 각 분야에서 이른바 '학폭(학교폭력) 미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학폭을 저질렀을 당시 대부분 미성년자였던 데다 세월이 오래 지나 폭로하는 경우가 많아 처벌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 선수, 남자 배구팀 OK금융그룹의 송명근·심경섭 선수는 학폭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들에 대해 소속팀은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결정했고 배구협회도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학폭 미투는 연예계로도 번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뉴질랜드에서 고교에 다닐 때 배우 조병규로부터 언어 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조병규 측은 "악성 루머"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보이그룹 TOO(티오오) 멤버 차웅기도 학폭 가해 의혹에 휩싸였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들에 대한 형사 처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이재영·이다영 자매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10~13년 전인 중학생 시절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는 촉법소년에 해당된다. 14세 미만일 때 저지른 모든 사건은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처벌이 불가능하다.

공소시효도 문제다. 학폭과 관련해 적용할 수 있는 협박죄는 공소시효가 3년, 폭행죄와 모욕죄는 5년, 특수상해죄는 10년이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피해자들이 법적 대응보다는 온라인 폭로를 통한 피해구제에 나서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학교폭력 가해 선수는 영구 제명하는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소급적용은 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신무철 사무총장은 "관련 규정은 신설 후 효력을 가진다"며 "이미 가해 사실이 밝혀진 선수들에겐 관련 징계를 내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해 사실을 인정한 여자부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남자부 OK 저축은행 송명근· 심경섭 등 네 명의 선수는 연맹 차원의 영구제명 징계를 받진 않을 전망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KOVO의 해당 조치가 사실상 이재영·이다영 등에 대한 봐주기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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