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연령대 인구의 감소로 지방 사립대부터 타격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학 구조조정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출산과 결혼 정책은 정책입안자와 청년층의 인식차이가 크다고 지적됐다.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원장은 전날 열린 인구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향후 5년간 대학 학령인구가 감소하다 잠시 반등 구간을 거친 후 급감할 예정"이라며 "교육개혁 논의를 지금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강 부원장의 지적처럼 대학교 학령인구는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인구추계에 따르면 대학교 학령인구는 2017년 기준 264만명에서 2027년 180만명, 2057년 124만명 등으로 급격히 감소한다. 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 경우 지방 사립대가 우선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 선임연구원은 "향후 20년 동안 대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지방 사립대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대학 구조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19 회계연도 기준 전국 187개 일반4년제 대학의 등록금 수입 10조5519억원 중 73.7%인 7조7751억원이 인건비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비 등으로 지출할 재정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특히 학생 수 5000명 미만 지방 사립대는 등록금의 84.4%를 인건비로 쓰는 것으로 나타나 상황이 더 심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학령 인구가 더 줄어들어 학생 수가 감소한다면 교원의 인건비를 주기도 어려운 상황에 몰리는 대학들이 나올 것이란 지적이다.이날 인구정책 간담회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주민등록 출생아 수(27만5815명)가 등록 사망자 수(30만7764명)보다 적은 '데드 크로스'가 발생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가 처음으로 역전되는 등 관련 대책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열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하고 강 부원장과 안 선임연구원을 비롯해 이철희 서울대 교수, 이삼식 한양대 교수, 마강래 중앙대 교수, 김은지 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 등이 전문가로 의견을 개진했다.이삼식 교수는 정책입안자와 청년층의 인식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출산과 결혼 등은 청년의 입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강래 교수는 "인력이 부족한 비수도권 중소기업과 은퇴하는 수도권 베이비붐 세대를 매칭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철희 교수는 지역불균형, 학령인구 감소, 군 인력자원 부족을 가장 시급한 인구문제로 꼽았다. 김은지 센터장은 "노인문제는 대응 차원에서 접근하고, 아동·여성고용 문제는 사회투자 관점에서 보다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돌봄 문제와 관련해서는 초등학교가 더 큰 역할을 해야한다고 봤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학업적인 면부터 말하자면 와바시대는 좋은 학업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높은 성적으로 입학했던지라 자신감이 넘쳤지만, 몇 번 시험을 보고 겸손한 마음을 찾았습니다. 또 저와 비슷하게 유명 주립대에 합격하고 와바시대에 온 친구부터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문 사립대 입학을 거절한 친구까지, 학업 면에서 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나은 친구들끼리 경쟁하며 열정을 키워 나갈 수 있었습니다. 비학업적 면에서도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유학생이고 영어에 익숙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아무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선배·친구들이 있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여러 활동과 동아리에서 생활하다 보니 쉴 새 없이 바쁘지만 언제나 즐겁습니다. 학교마다 독특한 대학문화 갖고 있어성적에 맞춰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보고 지원하는 대학 지원 방식은 미국에서 흔한 일입니다. 앞서도 언급했듯 유명 대학에 합격하고도 이름 없는 대학인 와바시에 입학하는 친구도 있을 정도니까요. 물론 한국에서는 아직 이런 대학 지원 방식이 생소하고, 이렇게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이상하게 보겠지요. 또한 한국과 미국의 차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한국은 길게 잡아도 반나절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오가는 것이 가능하지만, 미국은 한 주 내에서도 두 도시 사이를 반나절에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역별로 서로 다른 문화가 형성됐고, 이것이 대학에까지 영향을 미쳐 대학마다 문화가 굉장히 다릅니다.예를 들어 중부 최고 사립 명문대 중 한 곳인 노트르담대와 서부 최고 주립대 중 한 곳인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는 비슷한 수준의 학생이 입학하지만, 이 두 대학의 문화는 확연히 다릅니다. 노트르담대는 가톨릭계 사립대학이라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는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대학이라는 평을 듣지요. 실제로 대학에 다니면 다를 수 있겠지만, 외부 평은 그렇습니다. 이렇다 보니 성적이 높아도 자기와 잘 맞을 것 같은 대학에 가는 일이 미국에서는 흔합니다. 친구 관계·주거 환경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이런 대학 지원 방식을 한국에 적용하기는 문화적·사회적 차이가 있어 힘듭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한국에 1 대 1로 적용할 수는 없어도, 대학에 지원하기 전 이를 한 번쯤 따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 성적에 대한 것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자신의 마음속 우선순위에 따라 한 번쯤 지원할 대학을 정해보세요.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 싶으면 주변에 좋은 대학이 있더라도 이왕이면 다른 지역의 학교를, 계속 고향에서 살고 싶으면 다른 지역 대신 고향 지역의 대학을 먼저 고려하는 등 말이지요. 대학 생활은 단순히 학업적인 면만이 아니라 친구 관계, 학교 시설, 거주 환경 등 여러 가지 면을 신경 써야 합니다. 그러나 대학 지원이 코앞으로 닥치면 실제로 이런 것들을 고려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한 번쯤 미국인이 대학 지원을 하는 것처럼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비록 실제로 여러분이 생각한 대로 지원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겠지만, 최소한 이런 것들을 한 번쯤은 고려하게 해 주니 말입니다.김기현 생글13기, Wabash College ’24
‘재수는 생각해본 적 없니?’ 제가 와바시 대학(Wabash College)으로 진학한다고 했을 때, 주변 어른들께서 제게 하신 말씀입니다. 와바시 대학. 굉장히 생소한 대학일 겁니다. 미국 대학 지원을 위해 수년간 준비하던 저조차도 이 학교에 지원하기 전까지 자세한 것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와바시 대학은 1832년 다트머스대 졸업생들이 인디애나 크로포즈빌이라는 조그마한 소도시에 세운 대학으로, 미국에서 세 군데 남은 4년제 남자대학 중 하나입니다. 굳이 많고 많은 남녀공학 대학 대신 미국 내에서도 크게 인기가 없는 남자대학에 진학한 이유가 저에게는 있었습니다.저는 고등학교 선택을 잘못해서 큰 낭패를 보았습니다.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전공언어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해 학업에 지장을 겪었던 것입니다. 이런 실패를 겪고 나니 학교를 지원할 때는 단순히 명성만이 아니라 주변 환경, 교육 체계, 학생들 간 분위기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더군다나 한국도 지역마다 분위기가 다르지만, 미국은 땅이 넓어서 주마다 분위기가 굉장히 다릅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맨해튼 하면 누구나 미국을 떠올리겠지만, 각각이 위치한 캘리포니아와 뉴욕의 분위기는 정반대입니다. 이런지라 저는 단순히 성적을 보고 지원할 학교를 정하지 않고, 학교를 보고 지원하지 말지를 정하자고 생각했습니다.이렇게 생각을 한 후 친 SAT(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아이비리그 대학(미국 동부에 있는 8개 명문대)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점수였습니다. 주변에서도 그 정도 성적을 받았다 하니 미국 명문대 입학이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말이 나왔고 저도 솔깃했습니다. 점수만 보자면 아이비리그 입학은 불투명하지만, 그 아래 사립대학들이나 유명 주립대학 입학은 수월한 점수였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런 생각들이 계속해서 떠올랐습니다. ‘명문인 대학은 명문인 이유가 있고 이름 없는 대학은 이름 없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 ‘괜히 이상한 선택을 하였다가 나중에 실망하는 것이 아닐까?’그렇게 고민하던 와중, 조그마한 대학에서 보낸 입학 홍보물을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보았는데, 그것이 저의 생각을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이름도 처음 들어본 대학이고, 입학하는 학생들의 성적도 그저 그런 대학이지만, 교육 환경이 굉장히 좋고, 동문도 좋은 커리어를 쌓고 있었습니다. 저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은 대학이었지만, 이러한 대학들을 점점 찾아다니다 보니 저와 굉장히 잘 맞을 것 같은 대학을 마침내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와바시 대학입니다.와바시 대학은 뉴욕타임스 교육 에디터였던 로렌 포프가 자신의 저서인 《내 인생을 바꾸는 대학》에서 이와 비슷한 대학은 없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특이한 문화를 지니고 있습니다. 학생 대부분이 운동선수이거나 운동을 즐기고, 형제회(Fraternity)에 가입하며, 학생들 간에 형제애(brotherhood)가 존재하고, 무엇보다도 남자 대학입니다. 또한 2000년대 초반 입학 경쟁률이 상당히 올라갔을 때조차도 성적을 우선시해 학생을 뽑기보다는 이 학생이 학교에 맞는지를 판단해서 입학 허가서를 주었던 학교입니다.이러한 와바시 대학의 설명을 읽었을 때, 저는 이 대학에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제게 이보다 더 좋은 학교는 존재하지 않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동문 네트워크와 인턴쉽 기회가 미국 1등(Princeton Review지 2020 대학 랭킹)으로 평가받기도 하여서 금상첨화였습니다. 다른 대학들도 지원해 합격하였지만, 저는 대학 랭킹에서 와바시보다 높게 평가받는 대학들 대신 와바시에 진학하였습니다. 보통 성적에 맞추어 대학을 지원하는 것과 다르게, 대학을 보고 지원하는 것의 결과는 어땠냐고요? 결론만 말하자면, 저는 대단히 만족하고 있습니다.김기현 생글 13기, Wabash College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