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허위사실 유포해 학교법인·임원 명예 실추"
'교원 명예교수 해촉' 규정 신설 시점 놓고도 뒷말
서강대, 법인·이사회 비판 교수협 회장 징계 회부 논란

서강대가 학교법인과 이사회를 상대로 비판 목소리를 내온 교수협의회 회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학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강대는 지난 9일 교수협 회장 정모 교수에 대한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었다.

학교 측은 정 교수가 과거 교통사고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점, 학내에서 허위사실이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해 학교법인과 임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을 징계사유로 내세웠다.

학교 측이 문제 삼은 허위사실은 지난해 교수협이 발표한 성명 내용 등이다.

당시 성명에는 "지난 몇 해 동안 서강은 구성원 모두의 노력을 통해 흑자로 전환해 그간 재단의 무능과 방만한 운영이 불러온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사장은) 소통 역량과 전달력에 적잖은 문제가 드러난 상태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명예로운 퇴진으로 서강의 미래를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학교 측은 이들 표현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정 교수는 징계위에 참석하지 않아 지난 징계위에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이달 17일 징계위를 다시 열 예정이다.

학교 측이 징계위 하루 전 이사회 회의에서 신설한 교원징계 조항을 두고도 '표적성 조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강대 이사회는 지난 8일 회의에서 '징계처분 등 교원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 승인 및 취소' 조항을 신설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교원은 총장이 명예교수를 해촉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징계위 회부는 만 25년간 서강대에서 재직하고 이달 말로 정년을 맞이하는 교수를 망신주려는 목적"이라며 "정년퇴임 이후에도 명예교수 지위를 박탈하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조항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징계사유로 든 형사처벌은 음주운전도 아니고 단순 과실 사고였고, 성명 내용은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라 학교 발전을 위한 비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을 접한 서강대 원로교수단은 지난 8일 성명을 내 "교수협은 학교 발전을 위해 학내 문제 등에 대해 고언을 마다하지 않아 왔고, 이런 목소리를 통해 학교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왔다고 평가한다"며 "정 교수의 징계 건을 즉시 취소하고 원로 교수의 명예를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학교 측은 "징계위와 관련해선 현재 사실관계 확인과 소명을 논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명예교수 해촉 조항은 다른 대학들의 사례를 참고해 만든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강대 심종혁 총장은 이달 1일자로 임기를 시작했다.

교수협은 총장 선출 과정에서 예수회 측이 당시 후보자였던 심 총장 지지를 요구하는 등 선거에 개입했다며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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