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포국제시장의 청년몰 눈꽃마을 개장 당시(왼쪽)와 현재 모습.  한경DB·강준완 기자
인천 신포국제시장의 청년몰 눈꽃마을 개장 당시(왼쪽)와 현재 모습. 한경DB·강준완 기자
인천지역 청년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 소비자들의 전통시장 유입을 위해 시작한 청년몰이 몰락하고 있다. 인천의 대표 청년몰인 신포국제시장의 눈꽃마을과 강화중앙시장의 개벽2333에 입주한 청년가게들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무더기로 문을 닫았다.

2017~2018년 잇따라 개장한 개벽2333과 눈꽃마을의 청년가게는 총 41곳에 이른다. 현재는 68%인 28곳이 사업을 접었거나 이전해 13곳만 영업 중이다. 이것도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관리 주체와 서류상 맺은 영업 계약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 문을 여는 곳은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1일 눈꽃마을에는 3곳, 개벽2333에는 달랑 1곳만 영업하고 있었다. 명절 대목 손님들로 북적였던 인근 전통시장 상황과 대조적이었다.

눈꽃마을(2018년 6월 개장)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소개되는 등 평소의 20배가 넘는 손님이 몰려들었던 지역의 핫플레이스였다. 청년들이 경영하는 푸드트럭 8곳, 상점 13곳에서 젊은 손님들을 불러들여 신포시장에도 생기를 불어넣었다.

15일 중구청 등에 따르면 현재 눈꽃마을에 공식 영업 신고한 청년가게는 10곳이다. 문 닫힌 나머지 11곳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청년창업의 상징이었던 푸드트럭은 한 곳도 문을 열지 않았다. 신포시장 상인 A씨는 “청년가게들은 배달과 통신 판매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청년몰 활성화로 젊은 소비자의 전통시장 유입은 이미 물 건너 갔다”고 말했다.

청년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코로나19 유행 전부터 침체됐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중·장년층이 주요 고객인 시장과 청년몰의 정체성 충돌, 일회성 메뉴의 한계, 불편한 주차 문제 등이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라고 지적했다. 제대로 된 상권 분석 없는 졸속 행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강화중앙시장 B동 건물에 들어선 개벽2333(2017년 3월 개장)도 몰락 위기다. 이색 먹거리와 공예품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사장 20명이 벤처 성공에 도전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가게를 떠났다. 강화군 측에서는 3곳이 공식 영업 중이라고 밝혔지만 11일에는 과자점 한 곳만 영업하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폐장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