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협회 "무기한 출전정지"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중징계 결정
이재영 연봉 6억·이다영 연봉 4억원 달해
흥국생명 "계약 관련 법률 검토 중"
지난 1월 프로배구 올스타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된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프로배구 올스타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된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연합뉴스)

"나잇살 좀 처먹은 게 뭔 벼슬도 아니고 좀 어리다고 막대하면 돼? 안 돼?"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

"곧 터지겠지. 곧 터질 거야. 내가 다 터트릴 거야."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 중 이다영(25)이 팀 내 누군가를 저격하며 SNS에 올린 글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는 문장은 이재영·이다영 자매에게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학폭)을 당한 피해자가 과거의 일을 끄집어내 폭로하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전문체육, 생활체육 및 국가대표 운영 단체로서 이번 학교폭력 사태로 인해 많은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재영과 이다영을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도쿄올림픽 등 향후 국가대표 선수 선발 대상에서 무기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주축 선수로서 맹활약했지만 '학폭'논란으로 그 빛이 바래게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재영과 이다영 자매에 대한 엄벌과 제명까지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공개돼 사흘 만에 10만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 글에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의 체육계의 신뢰와 도덕성의 문제다"라는 지적이 담겼다.

청원인은 "야구구단 및 협회들도 최근에 학교 폭력 사실이 드러난 선수들에 대한 제명 및 지명철회 등 강력하고 당연한 조치를 행했던것 처럼 만약 여자배구선수들의 학교 폭력이 사실이면 배구연맹은 해당 선수들에 대한 영구 제명을 해야 할 것이다"라면서 "더군다나 우리나라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라면 이는 더욱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체부를 통한 국가 차원에서의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더 이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자유나 상징적 행동이 아니다. 우리는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 사과를 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체육계의 국격이 손상된 것은 사실이며 배구연맹과 배구 선수들 전체에 대한 이미지에 손실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자택서 숨진 채 발견된 고유민 선수 _ 사진 JTBC 뉴스 캡처

지난해 8월 자택서 숨진 채 발견된 고유민 선수 _ 사진 JTBC 뉴스 캡처

이번 선수들의 과거 학폭 논란에 지난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배구 선수 고유민의 죽음도 재조명 되고 있다.

고유민은 현대건설에서 2019-2020시즌 백업 레프트로 활약했고, 잠시 리베로 역할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초 돌연 팀을 떠났고 이후 한국배구연맹(KOVO)은 고 씨의 임의탈퇴를 공시했다. 고유민은 포지션을 바꾼 뒤 악성 댓글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은 계기로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는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당시 카카오 측은 “건강한 소통과 공론을 위한 장을 마련한다는 댓글 서비스 본연의 취지와 달리, 스포츠 뉴스 댓글에서는 특정 선수나 팀, 지역을 비하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악성 댓글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쌍둥이 자매가 코트에서 사실상 무기한 퇴출되면서 합치면 총 10억원(이재영 6억, 이다영 4억원)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연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니만큼 "계약해지를 포함한 다양한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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