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고령자 접종 불허
공급보다 안전 택했다지만…노년층 '백신 공백' 우려
질병관리청이 15일 발표한 '코로나 예방접종 2~3월 세부 시행계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65세 이상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불허 결정이다.

고령층에 대한 효과가 불확실하단 점을 감안한 것이지만, 올 1분기에 65세 이상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맞고 싶어도 못 맞는다는 얘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달 초 정부가 밝힌 백신 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질병청은 이달 중 도입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미만에 한해 접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다음달 말께 미국에 3상 임상 자료를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백신 효과가 있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 질병청은 이 결과를 확인한 다음 고령자 접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1분기 국내에 들여올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빼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고령자를 제외할 경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의료시설 종사자에 먼저 맞히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사망 확률이 높은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은 안 된다는 얘기다.

해외 사례를 보면 유럽을 중심으로 일부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효과를 평가할 만한 임상시험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고령층엔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접종 연령을 65세 미만으로, 벨기에는 55세 미만으로 권고했다. 스위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국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전격 보류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국내 사용을 허가하면서 사용상 주의사항에는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기재하기로 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 자문단은 최근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연령 제한 없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한다는 입장을 내놔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사진=연합뉴스]

우리 보건당국이 고령자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불허한 것은 공급보다 안전성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올 9월까지 전 국민의 70%를 대상으로 1차 접종을 마친 뒤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목표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1분기 접종 대상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5만명과 요양병원·요양시설 노인 및 종사자 78만명 등 총 83만명으로 예상된다. 화이자 백신은 이미 의료진에게 접종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여서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질병청은 2~3월 접종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1일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한 차례 논의했으며 이를 토대로 접종 대상 확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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