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가족 단위 손님…"명절 기분은 안 나"
"추석 때 비하면 텅 비었죠"…모임금지에 한산한 전통시장

"작년 추석 때보다 더 힘들죠. 사과 열 박스씩 사가던 단골들이 이번엔 다섯 박스만 사가고…. 경기가 안 좋아 들여놓은 과일도 많이 줄였는데도 못 팔고 많이 남았어요.

"(망원시장 과일가게 운영 김낙주씨)
설 연휴 첫날인 11일 오전 9시께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은 대체로 한산했다.

혼자 혹은 둘이서 손에 장바구니들 들고 차례 용품을 사러 온 이들이 눈에 띄었다.

남편과 함께 시장을 방문한 강승애(37)씨는 "작년에는 명절 때 강원도 시집에 갔지만 올해는 서울에서 식구들과 간단히 명절 분위기 내려고 전을 사러 왔다"고 했다.

손님이 없는 가게 주인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23년째 과일 가게를 하는 김낙주(61)씨는 "사과나 배 판매가 작년 설과 비교하면 3분의 1로 줄었다.

그래도 혹시 오늘 손님이 좀 찾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봐야겠다"고 했다.

종로구 통인시장도 비슷한 시각 손님이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었다.

차례에 쓸 동그랑땡과 전 등을 사러 왔다는 이모(75)씨는 "나라에서 병 옮을까 봐 모이지 말라 하니 자식들은 올라오지 말라고 했다"며 "작년 추석 때 생각하면 시장이 텅 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한편에서 떡볶이와 전을 팔던 한 상인은 "작년엔 명절 이틀 전부터 시장통이 북적북적했는데 지금은 음식이 하나도 안 나가고 있다.

명절에 자주 오는 단골들도 부부가 한 끼 먹을 정도만 조금 사 가더라"고 전했다.

"추석 때 비하면 텅 비었죠"…모임금지에 한산한 전통시장

영등포구 영등포전통시장의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간이 의자를 펴고 앉아 멍하니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이 보였다.

그나마 즉석에서 전을 부쳐 파는 가게 앞에 늘어선 짧은 줄에서 명절 느낌이 났다.

20년간 이곳에서 수산물을 팔았다는 이모(57)씨는 "아무래도 5인 이상 모임 금지의 타격이 제일 크다"며 "작년 추석에도 코로나는 있었지만 명절 전 이틀은 손님이 넘쳤는데 이렇게 큰 시장이 이렇게 썰렁해지다니 큰일"이라고 했다.

13년째 수제 한과 장사를 해온 박미경(67)씨는 가게 한쪽에 쌓인 과자를 가리키며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작년 설은 물건이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오늘 오후에라도 좀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형마트는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다소 붐벼 전통시장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강남구 역삼동의 한 대형마트는 오전 10시께 야채와 과일 코너에서 십여 명이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추석 때 비하면 텅 비었죠"…모임금지에 한산한 전통시장

시장처럼 혼자 장을 보러 온 손님은 거의 없었고,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이 자주 눈에 띄었다.

자녀와 함께 명절 장을 보러 온 김종명(40)씨는 "명절 차례상을 차릴 음식을 사러 왔다"며 "이번엔 어머니만 모시고 차례를 지내느라 차례상 규모는 좀 줄였고 아이 세뱃돈도 온라인으로 받아 전해줬다"고 말했다.

마트 직원 서모(30)씨는 "명절 연휴를 앞두고도 예년처럼 붐비지는 않았지만 아주 손님이 없지는 않았다"며 "설 선물 세트를 직접 방문해 구매한 손님들도 있지만 온라인 판매량도 꽤 많았다"고 했다.

마포구 공덕동의 다른 대형마트는 개점 시간인 10시부터 손님들이 밀려 들어왔다.

이곳 역시 자녀를 동반한 부부들이 많았다.

차례 용품을 사러 온 주부 이현애(60)씨는 "원래 명절 때는 친척 12명이 모이곤 했는데 올해는 우리 식구 4명만 함께 하기로 했다.

차례상도 음식 종류는 비슷하게 준비하지만 양을 대폭 줄이려 한다"며 "코로나 때문에 설 명절이라는 기분이 안 난다"고 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