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키스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시킨 여성에 대해 검찰이 정당방위로 인정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제 키스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시킨 여성에 대해 검찰이 정당방위로 인정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제 키스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시킨 여성에 대해 검찰이 정당방위로 인정해 불기소 처분했다.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지난해 7월 발생한 이른바 '황령산 혀 절단 사건'을 수사한 결과 남성 혀를 깨물며 저항했던 피해 여성 A씨를 정당방위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7월19일 남성 B씨는 부산 서면에서 술에 취한 A씨에게 드라이브를 가자고 한 뒤 황령산으로 데려가 강제로 키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B씨의 혀를 깨물어 약 3cm가 절단됐다.

사건 직후 B씨는 지구대를 방문해 여성을 중상해 혐의로 고소했고, 며칠 뒤 A씨도 강제추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강간치상으로 B씨를 맞고소했다.

당시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와 CCTV 확인을 통해 B씨의 강제추행 사실을 확인했고, A씨의 혀 절단 행위에 대해서는 정당방위 심사위원회를 연 결과 정당방위를 넘은 '과잉방위'이기는 하지만, 형법 21조3항에 따라 면책되는 행위로 판단했다.

형법 21조3항은 "방어행위가 정도를 초과한 경우라고, 그 행위가 야간에 발생했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당황으로 발생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A씨가 혀를 깨문 것은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벗어나기 위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B씨에 대해서는 강간치상, 감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